[박민정 기자] 무더운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찬 음료같이 자극적인 음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치아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전문가들은 여름철 찬 음료같이 자극적인 음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치아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철에 즐겨 찾는 탄산음료, 빙과류에 포함된 당분은 치아 표면에 달라붙어 뮤탄스균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충치를 유발한다.

특히 어린이용 음료수 대부분이 산성이 강해 치아 표면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을 섭취하고 바로 이를 닦는 것은 오히려 칫솔질로 치아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김희선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치과 교수는 "아이들이 탄산음료나 빙과류를 먹은 뒤에는 약 30분 후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며 "칫솔질을 못 할 때는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즐겨 먹는 냉면에 첨가하는 식초는 산성으로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한두 방울 정도만 넣는 것이 좋다.

과일을 먹을 때는 딱딱한 씨앗은 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박이나 포도 씨를 씹다가 치아 일부가 깨지거나 미세한 균열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으면 치아가 시리고 아픈 증상을 심하게 느낄 때가 있다.

치아에 분포하는 신경이 보통 체온 정도의 온도에서 편안함을 느끼지만 이를 넘어서는 온도에서는 시리거나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가 시린 증상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잇몸이 위축되고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서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찬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치아과민증이 더욱 심해진다"며 "딱딱한 얼음이나 빙과류를 씹어 먹는 것이 가장 해로운 조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뜨거운 음식이나 차가운 빙과류·과일 등 온도 차이가 심한 음식은 동시에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치아의 부피가 늘어났다 줄어들면서 치아 표면에 얇은 금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자극이 쌓여 치아에 균열이 진행되면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씹을 때 또는 찬 음식이 닿을 때 균열이 있는 치아에 찌릿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김 교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자극적인 음식 섭취 이후 치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시린 증상이나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치아가 손상되거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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