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유업계의 수출액이 벌써 76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훌쩍 넘어섰다.

 

19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정유사 4곳에 따르면 금년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액은 총 76조 1,474억원으로 작년 한해동안의 63조 1,137억원에 비해 무려 20.7% 증가했다.

 

이는 연말까지 2개월이나 남았는데도 지난해 실적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며 특히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의 68조115억원도 크게 웃돌았다.

 

올해 수출액을 회사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28조 4,364억원(1∼9월 실적)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 24조 7,909억원, 에쓰오일 16조 3,761억원, 현대오일뱅크 6조 5,440억원 등의 순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까지 올린 매출 51조 4,400억원 가운데 수출액이 55%를 나타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과 수출액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계절적 수요가 몰리는 연말 특성상 올해 매출 70조원 달성과 수출 40조원 돌파를 여유있게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선제적 투자를 통해 중질유분해시설을 확충한 ‘시설경쟁력’과 적극적인 해외수출선 개척에 따른 ‘영업력’이 어우러져 올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9조 6,177억원어치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해외 거래선 다각화에 힘입어 올해 수출규모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와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처 개발을 위해 올해 초 개설한 두바이와 중국 상하이(上海) 지사 이외 더 많은 지역에 네트워크를 늘리는 한편 현대중공업과 현대종합상사 등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도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회사가 보통은 원유를 수입해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파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내수회사’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박혀 있지만 내수 매출보다 해외 수출액이 훨씬 많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국내에서 기름을 비싸게 팔아 큰돈을 버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 이익은 대부분 해외 매출에서 창출된다”며 “이는 그동안 ‘지상의 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 설비에 매년 막대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유에서 나오는 가장 질 나쁜 기름, 즉 벙커C유를 휘발유나 경유로 바꿔 주는 고도화 설비에서 해외에 판매되는 제품이야말로 수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모든 정유사들이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고도화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석유제품은 품질 기준으로도 세계 최고”라며 “경기침체가 심화할 내년에도 석유제품은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수출효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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