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여름철 설거지를 하려고 찬물을 틀어두고 손을 넣었는데, 바늘로 손톱 밑을 찌르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면 '사구체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6일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스치기만 해도 손끝이 아린 사구체종양은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고, 통증이 있다가도 조금 지나면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구체종양은 모세혈관이 털 뭉치처럼 얽혀 형성된 사구체에 양성 종양이 발생한 질환으로, 크기는 보통 5㎜∼1㎝ 미만의 작은 자줏빛을 띄는 종괴이다.

사구체는 피부의 정상조직으로 피부 아래 인접 부위에 위치하며 체온조절을 돕는 기능을 하는 꼬인 형태의 혈관 덩어리인데 이 사구체에 이상 비대가 생기면 바로 사구체종양이 된다. 

주로 여성에게 잘 발생하고, 손톱이나 발톱 아래에서 주로 생기며 통증이 극심하다. 해당 부위를 누를 때나 스칠 때, 찬물에 손을 넣었을 때 통증이 심하며 겨울철에는 찬바람에도 욱신거리며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볼펜 끝으로 손톱 뿌리 부분이나 손톱 주변을 누를 때 눈물이 날 정도의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 손가락 끝 사구체종양[고대안암병원 제공]

종종 종양이 있는 부위의 손발톱이 갈라지거나 변색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육안으로는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종양 크기가 작아 초음파 검사로도 발견하기가 어렵고, 종양 발생 후 오랜 기간 치료가 지연된 경우 수지골의 함몰이 동반될 수 있다.

사구체 종양 치료는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사구체종양은 보통 손톱 밑과 뼈 사이에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시 일반적으로 손톱을 들고 종양을 제거하며 수술 시간은 약 30분 정도 걸린다.

박종웅 고려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사구체종양은 손에 생기는 종양의 약 1%를 차지하는 드문 양성 종양"이라며 "최근에는 정밀한 진단은 물론 사구체종양 절제술 시 가능한 한 손톱을 절개하지 않고 종양을 제거함으로써 수술 후 손톱이 갈라지는 기형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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