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제조업 전반에 걸친 혁신 방안을 담은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을 발표한다. 또 8월에는 미래차, 섬유패션,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산업별 혁신 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런 대책은 청와대가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하방위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뒤 처음 선보이는 경제활력 조치라는 점에서 적잖이 기대된다. 

청와대 윤종원 경제수석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청와대 경제 인식과는 일부 다른 톤으로 우리 경제를 진단해 주목을 받았다. 윤 수석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상황에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외여건에 따라 경기가 추가로 하락할 수도 있고 반등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런 하강 국면 속에서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고용 상황에 대해서도 "일자리 핵심계층인 30∼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고용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윤 수석은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 '성장률은 상당 부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경제상황을 낙관하는 기조를 유지하기는 했다. 하지만 경기가 앞으로 상당 기간 안 좋을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반향이 크다.

정부와 청와대는 그동안 일자리 증가율 하락,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기록, 경상수지 적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안 좋게 나타날 때마다 우리 경제는 괜찮다,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경제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청와대의 경제진단에 문제가 있다는 공격까지 받아왔다. 이번 청와대 경제수석의 진단이 달리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진단이 달라진 만큼 처방도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하게 된다. 그동안 경제정책을 줄곧 공격해온 사람들조차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윤 수석이 "정부로서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정책에 최우선을 둘 생각이며,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걸 감안하면 이달 말 나올 제조업 대책 등에 더욱 기대가 커진다.

지금 경제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였으니 2분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 못 하면 2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돼 공식적인 '경기침체' 진단을 받게 된다. 정부는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2분기에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강한 반등' 수준은 어렵다는 게 일반의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시장이 위축돼 있는 게 걸림돌이 된다. 특히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반도체 주력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는 지경이라 사정이 더욱 어렵다.

정부는 그 다짐대로 경제가 활력을 갖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선 국회에서 표류해 있는 추경예산안이 하루빨리 통과돼 집행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추경안을 국회에 넘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들이 직접 국회에 찾아가 맨투맨으로 추경안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 입장과 의견을 달리하는 야당 의원들은 더욱 공들여 설득하기도 했다. 야당도 추경안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발목잡기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국회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 

아울러 제조업 대책 등도 내실 있는 내용을 담기를 바란다. 그동안 거론된 대책의 짜깁기라거나 구두선에 그치고 마는 정책이라면 국민은 실망할 것이다. 위기의 국내 제조업이 다시금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환영할만한 실효적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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