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개헌 의총이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9일 중진 의원들은 정치복원의 필요성을 일제히 강조하고 나섰다.

 
정몽준 의원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치는 현실이고 민생인데 여의도 정치가 현실을 모르고 민생을 외면하는 낭떠러지에 서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특히 정 의원은 구제역과 전월세 및 물가 폭등 문제를 언급, “여의도 정치가 구제역에 걸렸다는 말이 나온다”며 민생과 괴리된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민생은 이런데 국회는 열리지 않고 그들만의 말잔치, 기싸움에 열중한다면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진다”고 말해 개헌 의총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2시간 만에 깨져 아쉽다”며 청와대와 야당에게 조속히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 부의장은 “국회정상화에 여·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노력하는 동안에 청와대에서도 영수회담에 정성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2011년 해가 바뀌고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 두 분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만남 자체가 저는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청와대는 제1 야당 대표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등 영수회담을 위한 정성을 보이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국정현안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하는 역지사지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민심이 정치를 떠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치를 회복하고 복원하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민심의 바다에 정치라는 배가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면서 “여·야 누가 낫느냐는 차원이 아니라 여·야 공멸의 정치위기라는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가 없다보니까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그 부담이 오롯이 주어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치회복을 위해서는 정치인의 말의 신뢰를 국민들로부터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말에 진정성이 특히 묻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정치를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거역하거나 뒤쫓아 가면 안 된다”며, “살아있는 정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상수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전날 ‘용두사미’로 그친 의총 분위기를 의식한 듯 “개헌논의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안 대표는 “헌법 관련 논의는 국민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에 민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개헌 논의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대한민국 지향점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찰해 국가 발전과 국민의 이익에 한층 이바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재차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첫날 의총은 소속 의원 3분의 2를 넘는 125명의 의원들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지만 끝날 무렵에는 50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아 다소 김이 빠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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