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에 행복한 웃음과 정이 가득 넘치는 작은 북한이 있습니다.
 
구정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각 지역에서 열심히 살고 있던 탈북자들이 한집에 모인 것입니다. 앞집의 순이와 뒷집의 철이는 이미 어릴 적 학교 길에서 떠들던 아이들이 아닙니다.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사슴같이 귀여운 어린애들을 품고 온 그들의 자랑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대기업의 반장으로 승진한 철이는 400만원이 넘는 월급에 넓은 어깨가 개선장군인 듯합니다.
 
명문대를 졸업한 순이는 의료기구 회사의 경리 직으로 어언 2년을 넘어서며 자랑이 많습니다. 한의사 자격의 막판에 도달한 언니는 벌써 병원을 차린 기분입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어른들은 모두 북한말을 쓰고 아이들은 모두 한국말을 쓰는 것입니다.
 
갈 곳이 많지 않은 우리들은 함께 모여 먹으며 다양한 이야기들로 북한을 넘나듭니다.
 
어릴 때 자라면서 있었던 웃음거리들은 오늘의 옛말이 되어 우리들을 즐겁게 합니다.
 
떠나올 때의 아프고 슬펐던 기억들은 고향의 향수를 더욱 진하게 합니다.
 
북한에서 굶주림에 가족을 모두 잃은 순이는 남한의 생활이 새 출발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인생 계획이 참 요란 합니다.
 
살아 볼수록 참 살맛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맘껏 먹고 맘껏 말하고 맘껏 즐기고... 우리 모두에게는 승벽심이 생겼습니다.
 
그동안에 억눌렸던 자질과 자신감들에 시동이 걸린 것입니다. 헤어지는 모두에겐 서로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과 함께 성공을 확신하는 따뜻함이 넘칩니다.
 
내년에 맞이할 구정명절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1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모름지기 통일된 고향에서 회장, 사장, 원장, 선장... 상상만 해도 즐거운 2011년의 구정 명절이였습니다.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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