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앉아있는 시간이 하루에 10시간 이상이면 5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위험이 최대 1.6배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은철·주영준 교수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중 당뇨병이 없었던 2천57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관찰됐다고 10일 밝혔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액 속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에 몸속 세포가 저항한다는 개념이다. 이렇게 세포가 인슐린을 거부하면 결국 혈당이 인체 내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함으로써 각종 대사질환은 물론 성인 당뇨병(2형 당뇨병) 발생으로 이어진다.

▲ 직장인 피로[연합뉴스TV 제공]

조사 대상자의 하루 평균 앉아있는 시간은 5시간 미만 19.9%, 5시간 이상∼8시간 미만 38.7%, 8시간 이상∼10시간 미만 22.4%, 10시간 이상 19.0%로, 성인 5명 중 1명꼴로 하루 10시간 이상을 앉아서 지내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인슐린 저항성 수치가 1.6을 초과한 경우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봤다.

또 인슐린 저항성은 앉아있는 시간에 비례해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하루 앉아있는 시간이 10시간을 넘긴 경우 5시간 미만에 견줘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위험이 1.4배 더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연관성은 직장인에서 더욱 뚜렷했는데, 하루 10시간 넘게 앉아서 지내는 직장인의 인슐린 저항성 위험도는 5시간 미만 그룹의 1.6배였다.

연구팀은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 자체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유의미한 상관성을 확인한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9시간 이내인 경우에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성이 낮았던 점으로 미뤄 10시간 이상으로 지나치게 오래 앉아있는 생활습관이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박은철 교수는 "직장인의 경우 지나치게 오래 앉아있을 때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면서 "앉아있는 시간이 긴 직장인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장인 스스로도 생활패턴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BMC Public Health) 12월호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