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정치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민족의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아 여야 지도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민심잡기 행보에 다급하게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번 설 민심이 내년 총선-대선판도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4.27 재보선 및 개헌논의 확산의 전기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여야 잠룡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민경제 현장에서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봉사활동 및 좌담회 등으로 한껏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우선 오랫동안 개헌추진에 열의를 보여왔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내달 7-8-9일 사흘간 열리는 개헌의총을 앞둔 가운데 설 연휴 하루 전 날인 2월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신년인사를 한 다음 연휴기간 지역구인 경기 의왕시 재래시장 및 과천시 경로당 등을 찾는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경우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 ‘아덴만의 여명’작전의 성공을 치하한 뒤 곧바로 지역구 소재 양로원-고아원에서 서민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으로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의 무상급식 강행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휴기간 독거노인들을 만나 위로한 뒤 교통방송에 출연, 귀성 안전운전을 당부하고 예년보다 긴 연휴에도 아랑곳 않고 비상에 돌입한 경찰 지구대를 찾아 근무 중인 경찰들을 격려키로 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 연휴 하루 전인 2월1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경기 용인에 있는 지적장애인 시설을 방문하며, 택시운전을 하면서 생생한 민심을 듣고 구제역 방역으로 여념 없는 공무원들과 잠시나마 떡국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또 내달 5일엔 안산에서 외국인 근로자들과 만나 타국생활에 어려움을 직접 듣는 등 각별한 서민행보에 나서 설 민심에 기반한 도정추진에 박차를 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내달 2일로 이번 연휴 전에 59번째 생일을 맞는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것으로 날려지고 있으며, 최근 정치보폭을 넓혀 주목되는 정몽준 전 대표 역시 가족들과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아울러 ‘박연차 게이트’ 연루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박진 의원은 최근 대법원 확정판결로 마음고생을 털고 심기일전해 31일 종로구 광장시장, 인사동 상가를 찾고 1일 창신시장, 2일에는 통인시장에서 중소상인의 애로를 듣는 등 설 민심 잡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각종 민생현안 때문에 작년말 예산처리에 반발해 벌여온 장외투쟁을 접어야 할 시기만 엿보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도 2월 임시국회 등원여부에 대한 의원총회 등으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민심 수렴을 위해 역시 한가롭지 않은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무상복지 재원확보 문제로 제기된 증세논란에서 부유세를 들고 나온 정동영 최고위원의 거센 고역에 수세에 몰려있는 만큼 올 설 민심잡기에 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종로구 통인시장과 창신시장 등 재래시장을 찾아 설 연휴를 앞두고 물가불안과 관련, 상인과 시민들의 민심을 청취한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 연휴 전날인 내달 1일 서울역에서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동원된 귀성인사를 한 뒤 곧바로 자신의 지역구인 목포로 향하며, 정동영 최고위원은 2일 전북 순창 선산을 찾은 다음 지역구인 전주소재 아동-노인복지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정세균 최고위원의 경우 설 직후 사실상 대선캠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재단발족을 목전에 두고 유력 정재계 인사들을 포함한 학계 및 시민사회계 인사들을 연쇄 면담키로 했다.

또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31일 대전시 노인복지시설에서 급식봉사를 했는데 곧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내달 1일 서울역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귀성인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관악산 무료급식소에서 배식봉사를 마치고 신림동 시장에서 주민들과 만났고 역시 내달 1일 당 최고위원들과 서울역에서 귀성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참여당의 실질적인 간판으로 최근 대선출마를 공언한 바 있는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올 연휴에 자신의 소신을 정리해 새 저서를 집필하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송현섭 기자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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