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함경북도 소식통에 의하면 최근 들어 돼지고기값이 급 하락하면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고 한다.
 
돼지고기 하락세에 대한 소식통의 분석은 북한 남부에서 운반되는 고기의 행로를 근거로 구제역에 의한 대량도살이 우세하다. 남한은 구제역으로 인해 고기 가격이 급등한 반면 북한은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현재 북한전역에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제역에 인한 매몰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국영 돼지목장의 종자돼지가 20여 마리 웃도는 상황이라면 매몰에 대한 의문은 충분하다. 병들어 죽은 가축도 아무 의심이나 검사과정이 없이 외상 처리되는 북한이기에 ‘외상에 소대가리도 먹는다.’며 현재 고기값을 가을 곡식의 싼 값으로 계산하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다.
 
최근 김정일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산광산 광부들에게 돼지고기 1킬로그램씩 공급하라고 지시하면서 4500원하던 돼지고기는 며칠 새 3800원 하락 했다.
 
이것은 통신 단절로 구제역을 모르는 북한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외부 소식에 밝은 주민들에게는 구제역에 맞다 들린 김정일의 ‘사랑’을 읽을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이기도 하다.
 
결국 구제역에 대한 예방이나 치료책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구제역이 곧 주민들을 구제하는 깜짝 이벤트가 된다.
 
2000년쯤이라 생각된다. 네발에 쪽이 난 가축의 돌림병이 돈다는 소문과 함께 중국 돼지고기가 시장에 넘친다.
 
두만강 연선에 본가가 있는 친구도 집에 다녀오더니 비게로 가득한 중국 돼지고기를 가져다 동네방네 풀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두만강 변에 나가면 죽은 돼지고기가 둥둥 떠내려 오는데 그것을 건져 사람들은 시장에 팔아 현금을 만든다고 한다.
 
이상한 것은 그때 중국고기를 먹고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없었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구제역이 돌아도 2차적 우려(바이러스 감염)를 고민하지 않는다.
 
남한의 구제역은 2차 감염의 심각한 우려와 커다란 국가적 손실, 소비자에 대한 가격상승과 같은 엄청난 타격이 되는데 비해 북한의 구제역은 이상하게도 주민들을 구제하는 구제 역할을 한다?
 
남북한에 불어 닥친 구제역!
 
같은 땅, 같은 하늘아래서 하늘과 땅만큼이나 판이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절묘한 풍경이다.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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