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28일 최근 6자회담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과 관련, “우리나라에 이승만 대통령 같은 강단있는 국가 지도자, 대통령은 없는가. 이 대통령의 외교를 회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5역 회의에서 “정전회담과 포로교환에 관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서 미국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공포로를 석방시킨 그의 강단이 현재와 같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한미동맹의 기초를 닦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회동 후, 정부 고위당국자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6자회담 재개의 직접적 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을 이 대표가 정면 비판한 것.

 
또 스타인버그 장관이 북한의 쌀 50만톤 지원 의사를 한국 측에 타진한 것에 대해 “미국의 뼈 없는 외교가 현실로 한국을 뼈 없는 나라로 만들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 미국이 요구한다고 무력도발 사건의 처리가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정부 고위당국자는 종주국의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는 비겁한 사고에 사로잡힌 자”라며, “왜 떳떳하게 성명을 밝히지 않고 고위당국자라는 이름 뒤에 숨느냐”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고 할지라도 부득이하게 그 조건을 철회하는 것이 국익에 맞는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이 정도”라면서 “마치 처음부터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았던 것처럼 말하고 있으니 비겁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의 운명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의 의지와 정책방향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 스스로 우리 운명을 열어나가는 강한 의지와 신념이 없다면 우리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두 강국의 힘의 조절 속에서 살아남는 길 밖에 없다는 식의 나약한 현실주의의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은 우리 대한민국의 종주국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7일 녹화된 K-TV 대담에서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라는 두 가지 의제가 확인돼야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며 외교부 입장을 정면 반박해 부처간 혼선을 빚고 있다.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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