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연루로 이광재 강원지사와 서갑원 의원이 결국 직위를 상실함에 따라 4.27 재보선을 앞둔 민주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은 수도권과 강원도를 비롯해 영-호남 등 사실상 전국으로 확대돼 2012년 총선 및 대선 전초전 성격이 될 전망인데, 민주당은 소속 단체장과 의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재보선 지역이 늘어난 만큼 공천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대법원은 이 지사와 서 의원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국회의원에 대해 유죄를 확정해 직위를 상실했고, 김해을의 경우 당초 민노당-진보신당-국참당과 야권연대를 위해 민주당이 공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곤혹스런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이들의 직위상실로 강원도와 순천까지 재보선 지역에 포함되자 당혹스럽지만 후보물색에 나서는 등 책임론보다 기득권 지키기는 버릴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28일 재보선 기획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공천심사위원회의를 구성한다는 입장인데 이낙연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대선으로 가는 전초전이라 좋은 인물을 고르고 야권연대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면서 겸연쩍게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재보선에 선거실시의 원인이 된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치인들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잣대가 높아졌는데 아직 구태의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이어진 ‘박연차 게이트’로 직을 상실해 선거가 치러지는데도 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지 모르겠다”며 “김해을 공천논란을 보면 앞서 야권연대를 위한 민주당의 약속은 이미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아수라장’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은 ▲광역단체장 1곳(강원) ▲국회의원 3곳(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기초단체장 2곳(울산 중구, 울산 동구) ▲광역의원 3곳(울산, 충북, 전북) ▲기초의원 5곳 등 서울-충남-제주를 제외한 사실상 전국단위로 실시돼 총 14곳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강원도를 탈환, 경남 김해을에서 ‘노풍(盧風)’을 잠재울 것이란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설 연휴가 끝난 뒤엔 공천이 시작된다.

특히 이번 4.27 재보선은 원희룡 사무총장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원 사무총장은 “민심을 잘 받들 수 있는 최선의 인물들을 공천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강원지사 선거에선 한나라당에서 엄기영 전 MBC사장과 이계진 전 의원 등이 거론되며 최흥집 전 정무부지사와 최종찬 강원도민회장 등이 자천타천의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역기반이 취약하고 그동안 영입에 공을 들여왔던 엄기영 전 MBC 사장의 여당후보로 나설 것이란 관측으로 마땅한 후보를 내세우기 어려운 처지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민주당의 잠재적 후보군으론 춘천 출신 최문순 의원과 강릉 출신 권오규 전 부총리, 조일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지사 퇴진에 따른 민주당의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고 전통적 여당지지 지역이라 후보를 공천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송현섭 기자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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