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담배를 피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에 칼슘이 쌓일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Utrecht) 대학 메디컬센터의 노인의학 전문의 에스테르 브라우어 박사 연구팀이 2009~2015년 사이에 기억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1천991명(45~96세)의 뇌 영상과 인지기능 테스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브라우어 박사는 담배를 피우거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뇌의 장·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칼슘이 침착될 위험이 약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연구대상자의 19%인 380명의 해마에서 칼슘 침착이 발견됐다.

흡연자(228명)는 비흡연자보다 해마의 칼슘 침착 위험이 49%, 당뇨병 환자(317명)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50% 높았다.

이와 함께 나이를 한 살 먹을 때마다 해마의 칼슘 침착 위험이 5%씩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해마의 칼슘 침착이 인지기능 저하와는 관련이 없었다.

브라우어 박사는 칼슘 침착은 흡연자와 당뇨병 환자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혈관장애와 연관이 있고 이는 해마 조직의 위축과 그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아마도 여러 층의 구조를 지닌 해마 조직에서 기억기능을 수행하는 부위까지 칼슘 침착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이 부분은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레베카 고테스만 박사는 이 연구에서는 비록 해마의 칼슘 침착이 인지기능 저하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혈관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칼슘 침착이 많아지며 특히 해마의 칼슘 침착이 심해지면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북미 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 온라인판(6월 12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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