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고려대 김준곤 교수, 서울대 이민재 교수, 고려대 최태수 연구조교수(논문 제1저자)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박니정 기자] 한국연구재단은 김준곤 고려대 교수와 이민재 서울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뇌 속 구리 이온에 의한 신경독성 물질 형성 원리를 밝혀 파킨슨병의 연결고리를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퇴행성 뇌 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운동 장애가 발생한다.

뇌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응집된 뒤 신경세포에 유입되면서 독성을 일으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A) 구리 이온은 알파-시누클린 N-말단과 히스티딘 잔기를 통해 결합해 거대고리 구조를 만든다. (B)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과 함께 작용하는 조건에서 단백질 섬유 길이는 짧아진다. (C·D) 거대고리 구조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 사이 상호작용으로 핵 형성을 촉진하지만, 구조적 변형이 제한돼 신장을 방해한다.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응집이 잘 발생하는 뇌의 흑질 부분에 구리 이온이 다른 부분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분자구조 연구와 세포독성에 대한 연구 등을 다각적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가 결합해 섬유 핵을 형성하고, 여기에 다른 단량체가 이어지면서 긴 섬유 형태를 이룬다.

반면에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 단량체와 합쳐지면 거대고리 구조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뒤틀림 때문에 길게 자라지 못하고 짧은 섬유가 형성된다.

▲ (A∼C) 구리 이온에 의해 생긴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녹색)가, 긴 형태의 섬유보다 세포에 더 많이 전달된다. (D·E) 전달된 알파-시누클린 섬유가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F) 짧은 알파-시누클린 섬유 형성과정과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제공=연합뉴스]

짧은 알파-시누클린·구리 응집체는 신경세포 안으로 쉽게 유입되고, 정상적인 세포 기능을 방해함으로써 신경독성을 유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다양한 응집체 중에서 구리 이온과 결합한 응집체가 강한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구리 이온이 파킨슨병 원인 물질을 발생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자와 세포 수준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세포의 금속이온 항상성을 조절하는 퇴행성 뇌 질환 치료 방법 연구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대학 중점연구소지원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했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지난달 16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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