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新?)통신은 22일 ‘북한 신년에 새로운 징후’라는 제목의 평양발 기사를 통해 북한에 직불 및 할인카드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은 최근 직불카드 ‘전시’를 발행했으며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가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환율에 맞춰 북한 돈으로 교환해 입금하면 호텔 상점 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직불카드는 신용카드 현금카드가 없어 현금으로만 결재했던 어려움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부 상점은 돈을 먼저 적립하면 금액에 따라 다른 할인율을 적용하는 할인카드 제도도 도입했다.
 
여기에 신화통신은 북한 사람들이 점점 장사에 머리를 쓰고 있고 경제를 중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연 신화 통신에서 보도한 ‘북한의 새로운 징후’가 얼마만큼의 신빙성을 가지고 있을까?
 
극심한 경제난 대책으로 화폐개혁을 실시한 북한이 1년이 채 안되어 화폐개혁 전보다 더 암울한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 화폐개혁의 기본 목적은 개인은 최소한의 제한된 금액만을 신권으로 바꿀 수 있으며 나머지는 액수가 얼마가 되었든 국고에 납부하라는 정부의 강탈 명령이다.
 
강탈이라는 것은 일단 은행에 돈을 저금하면 그때부터 개인소유의 돈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몇 십번을 돈을 찾으려 다녀도 중앙은행에서 돈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돌려보내기 일쑤이며, 설사 소량을 찾는데도 인맥과 뇌물이 뒤받침 돼야 한다.
 
국고에 돈이 없으니 강도적인 방법으로 개인의 돈을 무효화 시키고 억지로라도 국고에 넣어 돈을 돌려 보겠다는 것이 김정일의 흉악한 계산이다.
 
이제 와서 직불 및 할인카드로 외국의 흉내를 도입한다면 북한에 없던 돈이 절로 생겨나고 개인의 돈을 강제로 뜯어 쓰던 북한 정권이 며칠 안에 민주주의 정권으로 변했다는 말인가?
 
더욱 웃기는 것은 북한 인민들이 점점 장사에 머리를 쓰고 있으며 경제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 북한 인민들이 장사를 하지 못한 것은 지식이 부족하거나 경제의 중요성을 몰라서가 아닌, 김정일 독재체제에 손과 발이 얽매였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신화통신은 무례한 보도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
 
여기에 또 평양의 명물이라고 하는 여성 교통 지휘대원들이 신호등의 출연과 함께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수도 평양으로 말하면 한국의 어느 시골마을의 교통과 가까울 정도로, 아니 어쩌면 시골보다 운행 차량이 더 빈약하다고 해야 맞다. 거기에 전력 사정 또한 여의치 않아 달리던 기차도 한없이(기본 2~3시간)서있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경우이다.
 
이것이 오늘의 북한 현실임에도 신화통신은 무슨 의도로 북한의 직불, 할인카드의 전인적 사용과 교통 지휘대의 폐기를 자신 있게 선전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중국의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는 중국의 공산당 매체로서 북-중과의 정치적 견제를 위하여 객관적인 북한의 실제 상황들을 외면한 채 중국 정부의 전략적 의도만을 보도한 것으로 대내외에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번 신화통신의 ‘북한 신년의 새로운 징후’의 보도도 객관적이며 현실적인 독자들 나름의 직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북한정권이 회생 대책이 없이도 변하고 있을까?
 
돈 없는 카드 발급, 전기 없는 신호등의 등장, 어디까지를 변화라고 해야 하나?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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