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미국 정찰위성이 20일(현지시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을 탐지했다고 미 CNN 방송이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활동은 지하 핵실험장으로 향하는 터널 입구 중 한 곳 주변에서 일어난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

CNN은 이 움직임이 6차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암시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21일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외교안보대화를 계기로 북한이 핵실험을 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들 당국자는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오랜 우방인 중국의 고위 외교·안보 관료들이 워싱턴을 찾아 북핵 문제 해법을 논의하는 시점에 맞춰 전격 핵실험을 단행, 대화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전날 사망해 미국의 대북 기조가 강경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인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중국을 통한 압박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중 외교안보대화 기간 중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런 대북 압박 수단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게 미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 관료들은 '6차 핵실험이 일어난다면 북한에 대한 중국이 현재 압박은 소용이 없다는 게 뚜렷해질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억제할 '키플레이어'로 중국을 꼽으면서도 이날 트위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도움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적어도 나는 중국이 노력했다는 것은 안다"고 언급,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을 최근 새롭게 갱신했다고 정통한 미 정부 관료 2명이 CNN에 밝혔다.

만약 핵실험이 강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돕기 위해 이 군사 옵션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어떠한 군사적인 대응에 실제로 나설 조짐은 아직 없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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