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9일 오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정권 창건일이 9월 9일 맞아 핵실험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이날 오전 9시(북한시간·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북한에서 규모 5.3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처음 지진 규모를 5.0으로 밝혔다가 5.3으로 상향했으며, 곧 이어 미국지질조사국(USGS)와 중국지진센터도 각각 규모 5.3, 5.0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진앙은 북한 청진 남서쪽 78㎞ 부근으로,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이다. 진원의 깊이는 USGS와 중국지진센터는 0㎞라고 밝혔다. 유럽지진센터는 진원 깊이를 당초 2㎞라고 밝혔다가 15km로 수정했다.

USGS는 성명에서 지진 위치가 "과거 북한이 핵실험을 한 곳 근처"라며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USGS는 이어 "만약 실제로 폭발이라면 USGS는 어떤 형태의 폭발인지, 핵실험인지 아니면 다른 형태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지진센터도 이번 지진이 폭발로 의심된다고 설명했고, 일본 기상청도 이번 지진의 흔들림이 자연지진의 파형과 다르다고 밝혀 핵실험 등 폭발에 의한 인공지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도 규모 5.0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 발생지점의 좌표는 북위 41.323도·동경 128.987도(USGS 기준)로 1월 6일 4차 핵실험 당시의 북위 41.30도·동경 129.04도와 거의 일치, 북한이 이 지역인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 소식통은 9일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을 맞아 핵실험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은 북한 정권수립 68주년을 맞는 날로, 북한은 '국경절' 또는 '9·9절'로 부르며 경축행사를 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으며,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 3차 핵실험을 했다.

1차부터 4차 핵실험까지 2∼3년의 간격이 있었던 데 반해 이번 핵실험을 확인될 경우 4차 핵실험을한지 불과 8개월 만에 추가 핵실험을 한 것이다.

이날 북한의 지진 발생 소식이 전해지자 AFP통신을 시작으로 로이터, AP, 교도, 신화 등 각국 주요 통신사들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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