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일본 주요 신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결정에 대해 미일동맹 강화 등의 의미를 부여, 대서특필하며 일본 사회 전체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11일자 마이니치 신문은 '일미(日美) 심화의 새 시대'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동행하는 것은 "일미동맹 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성숙하고 강고하게 심화해 새 시대로 들어갔다는 인상을 주려는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일미동맹은 최근 방위 정책면에서 강화했지만 시민들 차원에서도 연대가 깊어지고 있음을 나라 안팎에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는 또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영단(英斷)을 평가(가치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한다"고 적었다. 더불어 오바마의 방문 발표를 북한의 당 대회 폐막 직후로 맞춘 배경에는 "동아시아의 불온한 정세를 응시한 일·미의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며 "일·미 정상의 히로시마 방문이 북한 정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싶다"고 적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양국에 박힌 역사의 가시를 빼는 한편 보다 견고한 연대로 묶고 일미동맹을 심화시켜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공헌토록 하는 기초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이어 아베가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에 동행하는데 대해 "일미동맹의 강화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할 것이기에 향후 정권 운영에 탄력을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또 "7월 참의원 선거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집권 자민당 간부의 말을 소개하면서 두 정상의 히로시마 동반 방문이 아베 정권의 '매파 색채'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힘을 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지난4월, 현직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는 존 케리 국무장관

반면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미국 대통령의 피폭지 방문은 일본의 전쟁 책임을 둘러싼 논란을 재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가해자인 일본을 피해자로 만드는 것'이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일본의 정치 지도자도 과거의 전쟁 책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쓰이 가즈미(宋井一實) 히로시마 시장은 오바마의 방문이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핵무기 폐기를 향한 국제적 움직임을 전진시키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역사적인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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