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으로 확인된 고용희 묘지…"한눈에 봐도 요인의 묘지"

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북한이 평양시 대성산 구역에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 무덤을 대대적으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정우현 기자] 북한이 평양시 대성산 구역에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의 무덤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고도 출신배경 때문에 일반에 공개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대성산 일대를 촬영한 구글어스 위성사진 3장을 분석한 결과 "고용희의 무덤은 대리석과 넓은 주차장 등이 조성돼 한눈에 봐도 중요한 사람의 묘지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1일 보도했다.

멜빈 연구원은 RFA에 "대성산의 푸른 숲을 배경으로 녹지 위에 커다란 무덤이 있고, 무덤 주변에는 대리석이 깔려 있다"면서 "무덤 앞으로 내려가면 주차장이 보이고, 여기에서 한 번 더 내려가면 또 다른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에 4~5대의 차량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묘지 좌우에는 각각 저수지가 있고, 한눈에 보기에도 소나무 숲과 잔디, 묘지 주변이 잘 관리되어 있어 매우 중요한 사람의 묘임을 알 수 있다"며 "나름 풍수지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용희 무덤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4km 지점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이 자리 잡고 있다고 멜빈 연구원은 전했다.

멜빈 연구원은 "고용희의 무덤 주변에는 놀이공원과 혁명유적지 등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이 용이하다"면서 "가장 최근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당장에라도 많은 참배객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고용희의 무덤은 잘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무덤과 주차장만 있을 뿐 고용희에 관한 박물관이나 다른 건물·시설 등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 위성으로 확인된 고용희 묘지…"한눈에 봐도 요인의 묘지"

그러면서 "김정은 이나 일부 북한 간부 또는 주민이 비공식적으로 고용희의 무덤을 찾았을 수 있지만, 북한 언론매체를 통해 무덤이 알려지거나 방문 사실이 소개된 기록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방송한 대성산 지도 화면에서도 고용희의 무덤이 소개되지 않았다고 멜빈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고용희 무덤이 공개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북한 주민에게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과 달리 고용희를 혁명영웅으로 소개하거나 우상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고영희가 일본 귀국자 출신이라는 점과 친척 중에 탈북자가 있다는 배경이 있다"고 분석했다.

RFA는 "고용희는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동포 출신인데다 고용희의 언니인 고용숙은 탈북해 미국에서 살고 있고, 외삼촌인 고동훈도 탈북해 유럽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고용희에 대해 우상화 작업을 하기에는 매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2년 6월 고용희 출생 60주년(6월26일)을 전후해 평양 북동부 대성산의 혁명열사릉 부근에 그의 무덤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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