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강건택 기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지난 5년간 전세계 무기 수입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2011∼2015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무기 수입량이 이전 5년보다 총 26%가 증가해 이 기간 전체 국제 무기 수입량의 4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세계 10대 무기 수입국 중에서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국가들이 여섯 자리나 차지했다.

인도가 전체 무기의 14%를 수입해 1위를 차지했고, 중국(7.1%)이 3위, 호주(3.6%)가 5위, 파키스탄(3.3%)과 베트남(2.9%)이 각각 8, 9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무기 수입량의 2.6%를 차지해 10위였다.

앞서 지난해말 미국 의회 도서관 산하 의회조사국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만 놓고 봤을 때는 우리나라가 78억 달러(약 9조5천억원)의 무기 구매계약을 체결해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SIPRI는 이처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세계 무기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을 강화하며 군비 경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에몬 베세멘 SIPRI 연구원은 "중국은 무기 수입과 자체 생산을 통해 지속적으로 군사적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에 주변국인 인도, 베트남, 일본 등도 상당한 수준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은 2011∼2015년 무기 수입량이 2006∼2010년보다 무려 699% 급증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SIPRI의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빠른 국방비 지출 증가와 영유권 주장 강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5년간 무기 수입량이 지난 2006∼2010년보다 25% 떨어졌지만, 대신 자국산 무기 개발을 대폭 늘려 아시아 군비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 기간 중국의 무기 수출은 무려 88% 증가해 직전 5년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덕분에 중국의 무기 수출은 전 세계 거래량의 5.9%를 차지해 프랑스(4위)와 독일(5위)을 제치고 미국(33%), 러시아(25%)에 이은 세계 3위에 올랐다.

중국의 무기 수출은 3분의 1 이상이 파키스탄으로 흘러들어가는 등 주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집중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SIPRI는 중국이 무기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늘린 것은 자체 생산 무기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베세멘 연구원은 "중국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단지 낮은 기술수준의 장비를 만들 수 있었으나 지금 제조하는 무기는 그때보다 훨씬 발전했고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점점 무기 자급자족이 가능해지면서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3대 무기 수입국에서 빠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중국의 군비 확대에 따른 영향력이 아시아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미국 국방부의 2017년도 예산안에 중국의 사이버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예산 67억 달러(8조3천억원)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무기 수출 1위를 지킨 미국은 지난 5년 간 전 세계 96개국에 F-35 600대를 포함한 각종 첨단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산 무기 수출의 41%가 예멘 사태 등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지역으로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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