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최병국 기자) 한 번 주사를 맞으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9일(현지시간) 의학전문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이와 유사한 암 치료법을 개발했으며 다른 질병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밀라노의 산 라파엘 과학연구소(SRSI)의 키아라 보니니 교수팀은 이런 실험 연구 결과를 최근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총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체 면역력에 간여하는 T세포를 백혈병 환자의 몸에서 추출,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전자공학으로 조작한 다음 실험실에서 배양해 수를 늘렸다.

이 조작된 T세포들을 골수이식수술을 받고 면역력 증가 치료를 받는 환자 10명의 몸에 다시 주입한 결과 암 재발을 막는 기능이 현재까지 14년간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보니니 교수는 조작된 T세포들은 항원(암세포)을 만나면 활성화돼서 병원체(암세포)를 죽이는 '살해T세포'로서의 기능을 할 뿐 아니라 '기억T세포'로서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이 조작T세포들은 생명체처럼 '살아있는 약물'로서 우리 몸속에서 암에 대항하는 자연치유력을 증대시키고 언제든 암세포가 다시 나타나면 싸우는, 마치 백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니니 교수는 조작T세포의 기억은 평생 유지될 잠재력이 있고 다른 질병에도 '암 치료 역사에서 혁명과 같은' 이 기술을 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릴 때 한 번 맞으면 평생 독감에 대항하는 면역력을 가지는 것과 같은 일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암 환자들은 수술 후(때론 수술 없이) 방사선이나 화학(약물)치료를 받는데 문제는 이 때문에 정상세포도 약화하거나 죽게 된다는 것이다.

몸이 이겨내지 못하면서 환자들이 고통과 부작용에 시달리고 후유증으로 죽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인체의 자체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면역치료법을 병행 또는 대체하는데 이 방법은 암이 재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면역 반응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다.

이 점에서 조작T세포 치료법이 향후 대규모 임상에서도 큰 효과가 있으면서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기술이 완성될 경우 의학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릴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