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청년부 장관으로 임명된 샴마 마즈루이

(연합=강훈상 기자) 셰이크 모하마드 빈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UAE) 총리 겸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29명으로 구성된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조각은 UAE가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해 다음 세대의 인적 자원을 육성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8일 정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발표된 내각 가운데 여성 5명을 포함해 8명이 새로 장관에 임명됐다.

이에 따라 UAE 정부 내각 29명 중 여성 장관은 9명으로 늘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된 중동 이슬람권에서 여성 장관 비율이 3분의 1에 육박한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이 중 청년 담당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샴마 빈트 수하일 알마즈루에이는 22세로 전 세계에서 최연소 현직 장관이 됐다.

지금까지 최연소 현직 장관은 스웨덴의 첫 무슬림 장관인 아이다 하드잘리치(29·여) 고등·성인교육부 장관이었다.

알마즈루에이 신임 장관은 영국 옥스퍼드와 뉴욕대학교(NYU) 아부다비 분교에서 예술·경제학을 전공한 뒤 유엔에 파견돼 공공정책 담당 연구원으로 일하다 현재 아부다비 국부펀드에 재직하고 있다.

UAE에선 처음으로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으로 선발된 재원이기도 하다.

알마즈루에이 가(家)는 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군주인 셰이크 칼리파 알나흐얀의 첫째 처가로 대표적인 유력 가문이다.

그는 UAE 대통령 직속기구인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젊은 층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셰이크 모하마드 총리가 3일 "아랍권 인구의 절반인 젊은 세대와 그들의 문제, 야망을 UAE 정부의 장관으로서 대변할 25세 이하의 젊은이 1명을 선택하려 한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실제로 이를 실행한 것이다.

개편된 정부 조직에서 관심을 끈 행복담당 국무장관은 여성인 오후드 알루미 총리실 국장이 겸직하고 관용가치 담당 국무장관엔 역시 여성인 셰이카 루브나 알카시미 전 국제협력·발전부 장관이 임명됐다.

셰이크 모하마드 총리는 8일 정부 조직 개편을 트위터로 발표하면서 "행복담당 국무장관은 정부의 정책이 회사적 선과 만족을 창조하도록 하고, 관용가치 담당 국무장관은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로서 관용이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두 고위 직책의 권한과 역할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날 새로 장관으로 임명된 8명의 평균 나이는 38세로 젊은층에서 발탁한 인사가 대거 기용됐다.

이는 다른 중동국가가 젊은 층의 교육과 실업 문제로 정치·사회적 불안을 겪는 만큼 이들 세대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병환 중인 UAE 대통령을 대행하는 셰이크 모하마드 총리는 10일 "새 내각은 UAE의 미래와 젊음, 행복, 교육 발전,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과 외교, 내무, 재무, 에너지(석유), 경재개발부 등 주요 부처 장관은 유임됐다.

UAE의 파격적인 정부 개편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실제 성과를 떠나 한국과 비슷한 장유유서의 관습이 뿌리깊고 여성의 사회 활동이 제약을 받는 중동 국가가 젊은 층과 여성을 대폭 기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는 의견과 '보여주기식'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UAE 정부는 교육, 보건과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만 제공해왔으나 앞으로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느낀 것"이라는 현지 정치분석가의 평가를 실었다.

동시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니컬러스 맥기한 연구원을 인용, "UAE에선 (정부 비판에) 입을 다물면 행복해 질 것이라는 전형적인 사회적 계약이 자리잡은 곳"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