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재순 통신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 당국이 2016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소두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 시 당국은 방역요원 3천여 명을 동원해 올림픽 개막 이전에 시내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 박멸에 나설 계획이다.

시 당국은 오는 4월과 7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집중 방역작업을 벌여 '이집트 숲 모기' 서식 환경을 모두 제거할 계획이며, 이후 올림픽 기간에도 매일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시 당국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올림픽 개막에 앞서 '이집트 숲 모기' 번식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면서 "올림픽 기간에도 경기장과 숙소를 중심으로 방역요원들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초로 남미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은 8월 5∼21일에 열리고 이어 9월 7∼18일 같은 곳에서 패럴림픽이 열린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기간이 남반구의 겨울로 브라질의 건기이기 때문에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CBS뉴스는 지카 바이러스로 리우 올림픽에 새로운 악재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이미 불황과 부패 추문을 겪고 있다.

예산 5억 달러(약 5천984억 원) 감소, 입장권 판매 부진, 요트·카누·조정 경기장 오염 등 올림픽 관련 현안도 많다.

앞서 마르셀루 카스트루 브라질 보건장관은 "우리는 지금 '이집트 숲 모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방역요원과 군인들이 다음 달 말까지 전국의 모든 가구를 찾아다니며 '이집트 숲 모기' 서식 환경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숲 모기'는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과 뎅기 열병, 치쿤구니야 열병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16일까지 3천893건의 소두증 의심사례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소두증으로 확인된 것은 230건이고 282건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3천381건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보건부는 또 소두증 의심사례로 보고된 신생아 46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명의 신생아가 소두증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임신 초기의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소두증 신생아는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전신마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희소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도 늘어나 브라질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와 이 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2014년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 혹은 리우 국제 카누대회 당시 브라질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 전문가들은 도심의 무분별한 팽창과 플라스틱의 확산으로 이집트 숲 모기의 번식지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뎅기와 치쿤구니야 열병에 걸리면 잠복기를 거쳐 급성 발열과 두통, 근육통, 발진, 관절통 등이 나타난다. 일정 기간 앓고 나면 대부분 완치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망자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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