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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만에 되찾은 손녀…알고보니 ‘청천벽력’"친손녀 아냐" DNA '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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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6  20: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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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국기헌 기자)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정권이 친부모로부터 떼어내 강제로 입양시킨 손녀와 친할머니가 39년 만에 재회했지만 하루 만에 "친손녀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 인권단체 아나이재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재단 이사장이자 인권단체 '5월 광장의 할머니회'의 창립자 중 한 명인 마리아 치차 마리아니 이사장이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찾아왔던 손녀 클라라 아나이 마리아니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재회했다"고 밝표했다.

이는 손녀 클라라가 군사정권에 의해 생후 3개월 만에 남의 집에 강제 입양된 지 39년 만의 일이라고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재회의 기쁨도 잠시, 아르헨티나 정부는 25일 클라라가 마리아니 이사장의 친손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군사정권 시절 납치돼 강제입양된 아이들을 찾는 아르헨티나 정부기관의 수장인 파브로 파렌티는 AFP통신에 "연초에 이뤄진 유전자 검사와 25일 발표된 공식 유전자검사기관의 검사 결과는 두 사람이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유전자 검사와 유일한 친자 확인 공식기관인 국립유전자자료은행(BNDG)의 검사 결과 두 사람이 혈육이 아닐 뿐만 아니라 클라라 씨가 강제입양된 혈육을 찾는 다른 가족들과도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마리아니 이사장은 성명을 내 "BNDG의 검사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녀는 26일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클라라는 1973∼1983년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살해한 정치범 등의 자녀를 남의 집에 강제 입양시킨 이른바 '잃어버린 아기' 중 혈육을 되찾은 120번째 '아기'가 될 뻔했다.

아직도 400여 명의 아기가 아직 '실종 상태'이며, 이젠 80∼90대가 된 조부모들이 여전히 그들을 찾으러 다니고 있다.

클라라의 경우 특히 할머니인 마리아니 이사장이 손녀를 그리는 마음을 절절하게 담은 공개 편지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행방이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마리아니 이사장은 이 아기들을 찾는 조부모들을 돕기 위해 1977년 군사정권 기간 실종되거나 강제로 군경 가족에 입양된 반체제 인사들의 아이들을 찾아주는 인권단체 '5월광장 할머니회'를 설립했으나, 정작 자신의 손녀는 찾지 못해왔다.

지난 3월 편지에서 마리아니 이사장은 "그 사람들은 네가 엄마와 함께 살해당했다고 믿게 하려 하지만 난 네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지난 3월 편지에서 적었다.

현재 거의 실명 상태인 마리아니 이사장은 "너를 껴안고 내 눈으로 보는 게 이제 91세인 나의 마지막 꿈이며, 마침내 서로를 찾아낼 때까지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다른 편지에서 밝혔다.

클라라는 생후 3개월째인 1976년 11월 24일 경찰관에게 납치당해, 다른 집에 입양됐다.

그날 정보부 요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교외에 있는 그녀의 집을 습격했다.

반정권 좌익 무장단체 몬토네후스 단원인 어머니 디아나 테루기 데 마리아니는 현장에서 다른 단원 3명과 함께 총에 맞아 숨졌다.

아버지 다니엘 마리아니는 사건 당시 집에 없었으나 8개월 후 살해됐다.

앞서 '5월광장 할머니회'의 현 회장인 에스텔라 데 카를로테(83) 여사 역시 군사정권 시절 납치된 외손자의 신원을 지난해 유전자 검사로 확인해 36년 만에 재회했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하에서 반정부 지식인과 좌파 단체원 등 약 3만 명이 살해되거나 실종됐으며, 인권단체들은 이를 '더러운 전쟁'으로 부르고 있다.

특히 정권은 부모를 잃은 아기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데려다 강제입양시켰다.

입양된 가정은 주로 군인, 경찰관, 공무원 등 친정권 인사들이었으며, 심지어는 부모를 살해한 정권 측 인사의 집안에 입양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1년엔 반체제 인사의 어린 딸을 입양해 24년간이나 키워준 군인 양아버지가 실은 이 아이의 친부모를 살해한 범인이란 비극적인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마리아니 이사장은 '5월 광장 할머니회' 회장에서 물러난 뒤 이 운동을 계속 돕고 자녀들을 추모하기 위해 1989년 아나이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딸 디아나가 살해된 집을 1998년 구입해 정권의 만행을 기록한 박물관으로 만들었으며, 집 벽엔 39년전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클라라의 사연은 아르헨티나에서 군사정권은 오래전 종식됐으나, 이른바 '더러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 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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