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세원 특파원) 카페인이 든 에너지 음료를 장기간 일상적으로 마시던 일본의 20대 남성이 카페인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심야에 일하면서 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신 20대 남성이 올해 일본 규슈(九州)에서 갑자기 숨졌는데 부검 결과 카페인 중독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밤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주유소에서 근무하고 퇴근해 저녁때까지 깨어 있다가 수면을 취한 뒤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그는 졸음을 쫓으려고 카페인이 든 청량음료의 일종인 이른바 '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셨다.

이 남성은 사망하기 일주일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호소했으며 자기 전에 토하는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그는 사망 당일 귀가해 구토하고 잠들었으며 몇 시간 후에 가족이 이상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구보 신이치(久保眞一) 후쿠오카(福岡)대 교수(법의학)는 경찰의 의뢰를 받아 그의 시신을 부검하고서 카페인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부검 결과 이 남성의 위 내용물, 혈액, 소변에서는 고농도의 카페인이 남아 있었으며 혈액에서는 소량의 알코올도 나왔다.

위에서는 카페인 정제되어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파편도 있었으나 에너지 음료를 대량으로 섭취한 것이 원인으로 보이며, 사망자의 주변 상황으로 미뤄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고의로 카페인을 대량 복용한 것은 아니라고 교도는 전했다.

남성에게서 지병이나 눈에 띄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마쓰모토 도시히코(松本俊彦) 일본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 약물의존연구부장은 카페인이 심박 수를 올리고 이뇨 작용을 하며 탈수까지 유도하는 등 심장에 큰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곤한 사람이 (카페인을) 대량으로 섭취하면 신체에 주는 부담이 크다. 내성이 생기기 쉬우므로 섭취량을 늘리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지고 작용이 끝났을 때 두통 등 이탈 증상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부장은 카페인은 대량으로 섭취하거나 술과 함께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며 카페인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례는 일본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동안도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한국에서도 밤샘 학습이나 야근을 하면서 에너지 음료를 빈번하게 마시는 이들이 있으며 클럽 등에서 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것이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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