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병국 기자)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 데이트 앱 사용 증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10대 청소년의 에이즈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니세프(UNICEF 유엔아동기금)와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지난 2년 동안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도했다.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데이트 앱이 아태지역 10~19세 청소년들이 진지한 만남이 아닌 어쩌다 만난 사람과 가벼운 섹스를 하는 일을 매우 부추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에이즈 등 성병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남성 동성애자인 10대의 경우 같은 연령대 게이를 만나기 어렵고 게이바 등도 미성년 출입금지여서 게이 전용 데이트 앱 등을 통해 상대를 만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대 에이즈 감염자가 급속도로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필리핀에선 지난 4년 동안 10대 감염자가 2배로 증가했으며, 방콕은 젊은 게이 남성 3명 중 1명 이 감염자다.

공식 통계로는 아태지역 전체의 10대 에이즈 감염자 수는 22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는데 비공식적으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만 치료받고 있으며 사망자수도 지난 10년 동안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뤄진 다른 연구에선 데이트 앱을 사용해 섹스를 하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성병에 걸리는 비율이 인터넷이나 애초부터 면대면으로 만난 관계에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감염자는 사망률도 더 높다. 여러 이유로 치료받는 비율이 낮고 가족에게 성적 취향 드러내는 일을 더욱 꺼리기 때문이다.

또 아태지역 상당수 국가에선 18세 이하는 부모 동의 없이는 에이즈 검사조차 받을 수 없다.

아태지역 국가 중 18개국에선 동성애자는 형사처벌 대상이기도 하다.

세계 전반적으론 성인을 포함한 전체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10년 동안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에이즈는 이미 아프리카 청소년 사망원인 중 1위이다. 지난 15년간 3배로 증가했고 대부분 모태 감염이 원인이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를 내버려두면 아태지역에서도 이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건 관리들은 경고한다.

유니세프 아태지역 에이즈 자문관 윙시쳉은 "이는 지금 즉시 저지에 나서야 하는 최전선"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의 에이즈 종식은 물론 확산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세프는 이에 따라 동성애자 전용 모바일 데이트 앱 업체에 에이즈 예방책, 자가 테스트, 인근 에이즈 관련 센터 정보 등을 적극 홍보해줄 것 등을 요청하기 위해 업체들과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또 생식기관에 대한 설명 차원을 넘어서는 포괄적 성교육 강화와 부모 동의 없이 에이즈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연령 낮추기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