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철종 특파원) 터키 공군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접경에서 영공을 침범했다며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이 러시아(옛 소련 포함) 전투기를 공격한 것은 냉전 시대인 1950년대 이후 처음으로 나토는 터키의 요청에 따라 이날 특별회의를 소집했다.

터키군은 성명에서 터키 F-16s 전투기가 남부 하타이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에 5분 동안 10차례 경고했으나 무시함에 따라 교전수칙에 따라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격을 받은 러시아 수호이(Su)-24 전투기는 투르크멘족 반군이 장악한 지역인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 주 야마디 마을에 떨어졌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영토와 영공을 침범한 것에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국제적 권리와 국가적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터키는 러시아가 지난달 3, 4일 자국 영공을 침범하자 나토와 함께 강력 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공군 소속 수호이(Su)-24 전투기 1대가 시리아 영토에서 지상 공격을 받아 시리아 상공에서 격추됐다며 영공 침범을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6천m 상공을 날고 있었으며 조종사들은 비상탈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 내내 시리아 상공에만 머물렀으며 이는 비행 관제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투기가 터키에 위협을 주지 않았고 국경에서 4㎞ 떨어진 시리아 영토에서 격추됐다며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야일라다으 지역의 국경선은 'U'자형으로 이 전투기는 시리아 영공에서 서쪽으로 비행하는 도중 가운데에 있는 터키 영공을 거친 것으로 추적됐다.

터키 언론들은 러시아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해 낙하산이 펴졌으며, 투르크멘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떨어진 1명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외무부에 이번 격추와 관련해 나토와 유엔, 관련국 등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나토는 이날 오후 나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NAC) 특별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의 목적은 나토 동맹국들에 러시아기 격추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나토 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러시아 공군은 최근 라타키아 주의 투르크멘족의 거주 지역에 공습을 강화했으며, 터키 정부는 '형제 민족'인 투르크멘족이 공격을 받았다며 보복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터키는 유엔에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투르크멘족 공격 문제를 안건으로 올려 항의하기로 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지난 22일 "군에 국경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에도 보복하라고 지시했다"며 "대량 난민 사태를 유발하는 공격이 있다면 시리아 안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터키 외무부는 지난 20일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투르크멘족 공습에 항의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행동은 투르크멘 마을의 민간인에 공습한 것이며 테러와 싸우는 것이 아니고 이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언어, 민족적 특성이 같은 투르크멘족은 최근 러시아의 공습 등에 따라 터키 남부 하타이 주로 1천500여명이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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