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박상현 기자) 교황청 수도회성 장관인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68)은 20일 "수도자의 사회 참여는 혼자서 따로 하는 것보다 교회가 정한 방향에 따라 구성원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봉헌(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아비스 추기경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감사 미사를 봉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는 수도자가 개별적으로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보다 공동체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아비스 추기경은 "봉헌 생활자들은 다른 신자를 돌보면서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비스 추기경의 이번 방문은 한국 남녀 수도회들이 연합해서 결성한 '축성생활의 해 특별위원회' 초청으로 이뤄졌다. 봉헌 생활자는 수도자를 비롯해 정결, 청빈, 순명 등 수도회 정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을 아우르는 용어다.

아비스 추기경은 "봉헌 생활을 하려면 공동체 안에서 서로 많이 알고 사랑하며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한국의 봉헌 생활자와 교황청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교회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봉헌 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힘이 한국 교회에 생생히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날 사람들은 강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복음을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2월 2일까지 이어지는 봉헌생활의 해는 교황청 수도회성이 건의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승인한 특별 기간이다. 수도회성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수도회와 선교회의 활동을 증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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