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박성진 특파원) 프랑스가 최소 129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연쇄 테러를 저지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심장부를 사흘째 공습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17일(현지시간) 현지 TF1 TV와 인터뷰에서 "프랑스 전투기가 오늘 저녁 IS 거점인 (시리아) 락까를 또 공격했다"면서 "앞으로 IS 공습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 드리앙 장관은 "현재 우리 전투기 10대가 락까를 공습하고 있다"면서 "락까와 데이르에조르 주변 IS 목표물을 공격하고자 내일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가 출항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부터 시리아 공습에 참여한 프랑스는 파리 테러 후 규모를 확대해 이번 테러를 주동한 IS에 대한 강도 높은 보복전을 펴고 있다.

시리아 또는 레바논 인근 지중해에 배치될 핵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는 전투기 26대를 싣고 있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에 배치된 12대와 합치면 프랑스는 IS 공습에 총 38대의 전투기를 동원할 수 있게 된다.

프랑스는 지난 13일 파리 테러 발생 후 이틀 만인 15일 밤 전투기 10대로 락까에 20발의 폭탄을 투하했으며 16일에도 라팔과 미라주 2000 전투기 총 10대를 동원해 폭탄 16발을 IS 지휘본부와 훈련센터에 떨어뜨렸다.

지난달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추락한 여객기 폭발 사건이 IS의 소행으로 확인된 이후 러시아도 IS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전날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테러를 뿌리 뽑겠다"며 미국과 러시아가 한편이 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한 지 하루 만에 러시아도 대대적인 공습을 펼쳐 이에 화답했다.

러시아는 항공로 안전을 위한 규약에 따라 미국에 사전에 공격 계획을 알린 뒤, 장거리 폭격기와 해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사용해 락까를 공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TV에 생중계된 지중해 러시아 해군 사령관과의 영상 통화에서 "프랑스군과 직접 대화 창구를 마련하고 앞으로 동맹국으로서 협조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올랑드 대통령의 요청에 적극 부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시리아에서 우리 공군의 군사 작전은 단순히 계속되는 게 아니라 범죄자들이 보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깨닫도록 더욱 강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르 드리앙 장관도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러시아와 대연합이 가능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이날 러시아의 공습은 프랑스나 미국 등 서방과의 공조로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말 IS 격퇴를 명문으로 내세우며 시리아에서 공습을 시작했지만, 미국 등은 러시아의 공습 대상 대부분이 IS가 아닌 온건 반군이라며 갈등을 빚어왔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26일에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IS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반(反) IS' 대연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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