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핵·로켓 개발 핵심간부 '세대교체. 사진 첫번째 줄은 현 김정은 체제의 군수공업분야 핵심 실세들이다. 김춘섭 국방위원, 홍영칠·홍승무 당 기계공업부 부부장,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 순이다. 두번째 줄은 군수공업 분야 원로들로 세대교체로 물러났다. 왼쪽으로부터 전병호 전 당 군수공업 담당 비서, 전병호 후임으로 당 군수공업 비서 겸 국방위원에 올랐으나 최근 물러난 박도춘, 주규창 전 당 기계공업부장, 백세봉 전 제2경제위원장 순이다.

(연합뉴스=최선영 기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개발 등 군수공업 분야를 책임지는 노동당 핵심 간부들이 올들어 대폭 물갈이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군수분야의 국방위원회에 오른 박도춘과 주규창은 모두 국방위원에서 물러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김춘섭 신임 국방위원과 홍영칠 기계공업부(군수공업 관장) 부부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 군수분야 공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군수공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간부진의 세대교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을 낳는 이유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공식 출범한 2010년을 기점으로 당 군수공업분야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데 이어 김정은 체제가 연착륙하는 과정에서도 빠르게 '젊은 피'가 수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개발 등 북한 내 군수공업 분야의 실적과 성과를 반영한 인사 교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로 국방위원에 오른 김춘섭의 직책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서열 순으로 미뤄 주규창 대신 당 기계공업부장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수공업부문 생활필수품 품평회장을 시찰한 수행 간부를 소개하며 최룡해·김양건 당비서, 리일환 당 근로단체부장, 김춘섭, 조춘룡 제2경제(군수산업)위원장 등의 순으로 호명했다. 

김춘섭은 지난 4월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회의에서 박도춘 후임으로 국방위원에 올라 군수담당 비서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장관급인 리일환과 조춘룡 사이에 호명된 점으로 미뤄 당 기계공업부장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춘섭은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던 자강도의 조직비서를 지낸 지방 관료라는 점에서 비교적 젊은 50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반면 노동당 기계공업부장이던 주규창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를 끝으로 주요 행사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주규창은 올해 87세의 고령으로 이미 작년 4월 국방위원 자리를 내줬다.

박도춘의 경우 북한이 '직무변동'이라고 공식 밝힌 데다 이후 김춘섭보다 서열이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당비서에서 물러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올해 71세인 박도춘은 국방위원에서 해임된 지 일주일 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경비행기 자체 개발 성공에 기여한 과학자·노동자·간부들과 기념촬영할 때 김 제1위원장의 오른쪽 세번째 자리를 차지해 좌천보다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군수공업부문은 관록과 경험이 필요한 대외정책이나 내치 분야와 달리 핵과 미사일 등 군사과학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 그 어느 분야보다 젊은 피의 수혈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김정은 체제 들어 당 기계공업부 부부장(차관급)으로 홍영칠·홍승무·강관일 등 젊은 관료들이 대거 등용됐다. 

군수 분야의 내각이라 할 수 있는 제2경제위원회도 김정일 시대의 인물인 백세봉이 물러나고 조춘룡(위원장) 등 젊은 인물들로 충원됐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방공업은 군사과학기술과 군수산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세대교체 의도에 따라 무리 없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는 분야"라며 "앞으로도 젊은 과학자와 관료들로 지속 교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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