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레이스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킹 메이커로 거론되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모처에서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 40여명과 만나 개헌을 위한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고, 19일 국립암센터 특강을 통해 소위 군사정권의 잔재를 거론하는 등 의도가 있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된다.

특히 이 장관은 그동안 각종 현안에 묻혀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개헌론을 부각시키고 여권 유력 대권주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장관은 정두언 최고위원과 진수희 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이윤성 전 국회 부의장,  최병국-안경률 의원 등 친이계 의원 40여명과 만나 개헌을 논의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날 모임은 친이계 중진의원들이 25일 예정된 개헌관련 의원총회에 앞서 이 장관의 의견을 듣자고 제안해 이뤄졌다”며 “국회 내 개헌특위를 구성, 개헌문제를 정식 논의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의총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요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장관은 지난 19일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행한 강연에서 소위 ‘군사정권’ 피해자란 점을 부각시켜 이번 발언의 의도와 배경에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그는 “군사정권이 3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돈과 총칼로 지배했다”며 “이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어 반대자와는 무조건 싸워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이 장관의 특강은 우리사회의 불신풍조를 비판하는 내용이 핵심을 이뤘지만 강의 중에 소위 ‘군사정권’을 거론해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심지어 이 장관은 “같은 당 안에서도 경선에서 지면 흔쾌하게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풍토처럼 돼있다”면서 박 전 대표를 향한 날을 세운 듯, 발언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한편 이 장관은 권익위원장 재직시 검찰아카데미에서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비롯된 정부 불신풍조가 지금도 남아있다”고 말했고, 다른 강연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때 3번 갔고 군사정권이 끝날 때까지 5번 가서 10년 가까운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다”라는 점을 강조했었다.

송현섭 기자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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