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이더 박필선 기자] ‘남성잡지’ MAXIM 한국판 9월호 표지 논란이 해외에서도 불거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패션전문지 ‘코스모폴리탄UK’는 맥심 한국판 9월호 표지 사진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미화했다고 지적하며, ‘역대 최악의 표지’라고 보도했다.

맥심 9월호는 표지사진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성적 판타지’로 미화시켰다는 비판에도 '꿋꿋이' 발간됐다.

▲ 지난 달 24일 발간된 MAXIM 한국판 9월호 표지에 대해 국내외에서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반해, 잡지사와 간행물윤리외원회는 "범죄 현장 연출 화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표지의 주인공은 영화 속에서 악역을 주로 맡았던 배우 김병옥으로, 검은색 승용차 옆에서 담배를 피우며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승용차의 트렁크 밖으로는 청테이프로 묶인 여성의 다리가 걸쳐있어, 마치, 범죄를 저지르고 난 후의 모습처럼 연출됐다.

사진은 “여자들은 나쁜 남자를 좋아하잖아? 이게 진짜 나쁜 남자야. 좋아 죽겠지?”라는 문구와 함께 게재됐으며, 표지사진 외에도 납치당한 여성의 시점에서 자동차 트렁크 밖을 올려다보고 있거나 시체가 담긴 검정색 비닐 봉투를 남자가 끌고 가는 사진이 화보로 실렸다.

코스모폴리탄 UK는 “잘못된 것들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겠지 모르겠다”며, “이 사진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미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나쁜 남자’와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남성을 혼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성범죄 증가 등 한국 사회 현실도 함께 전했다. 2010년 한국 가정폭력 실태 조사 결과 기혼한 응답자의 53.8%가 배우자로부터 학대를, 16.7%는 신체적인 학대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코스모폴리탄 UK는 “지난해 한국의 여성평등지수는 전세계 142개국 중 117개국에 불과했다”며, “이런 사진(맥심 표지)들이 여성불평등을 심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고”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폭력적인 범죄와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지만 맥심 코리아는 범죄로 인한 희생자들과 가족들, 매일 공포 속에 살아가는 여성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맥심 코리아가 9월호 판매를 중지하고 전량 리콜할 것을 강력하게 원한다”고 강한 어조로 논했다.

지난 달 24일 발간에 앞서 표지문제로 논란이 일자, 맥심 이영비 편집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독한 악역의 최고봉에 오른 배우 김병옥씨를 범죄 느와르 영화 속 한 장면에 등장한 악인으로 설정하고자 의도하여 편집부에서 연출한 화보”라며, “흉악범죄를 느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화보 어디에도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범죄의 한 장면일 뿐, ‘성범죄’는 아니라는 것이 주요 골자로,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발간 후에도 논란은 여전했으나, 지난 달 28일 한국 간행물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심의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악역 전문배우의 범죄 재연을 콘셉트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맥심 편집장의 의견을 반복했다.

위원회는 또한, “맥심 잡지 특성상 성범죄적 요소를 추측할 수 있지만, 추측만 가능할 뿐 성범죄를 미화했다고 느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화보 주인공인 배우 김병옥 소속사는 “처음 화보 제안이 왔을 때 악인 콘셉트로 만들었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여성 폭력을 주제로 담은 화보는 아니다.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화보에 대해서는 우리 역시 죄송할 따름”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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