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2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방중 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이며, 지난달 25일 임기반환점을 돈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에, 후반기 정상외교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우리의 전통적 우방국 정상 불참은 물론, 김정은 북한 제1 국방위원장도 불참한 가운데, 우리 정상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은 한바도 정세 및 동북아 외교차원의 향방을 논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시 국가주석은 10여년째 인연을 이어온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다. 박 대통령이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2005년 7월, 저장성(浙江省) 당 서기였던 시 주석의 한국 방문 때 처음 만나 2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고, 이후 10년간 신뢰를 쌓아왔다.

 

청와대가 지난 달 31일 “중국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과 관련해 각별한 의전과 대우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고 소개한 것도 ‘라오펑유’를 대우하는 시 주석의 배려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외교부는 지난 달 열병식에 참석하는 각국 인사들을 소개하면서 박 대통령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등 박 대통령의 방중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열병식에서 시 주석의 바로 옆자리에 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과 ‘피를 나눈 형제’를 의미하는 ‘혈맹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전승절에는 한국이 참석한만큼, 우리 정부에는 ‘항일전우’의 의미를 부여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2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과의 6번째 회담인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경제 협력 강화 계획은 물론, 북핵을 비롯한 북한 문제, 일본 과거사 문제, 환경ㆍ문화ㆍ사회 분야 협력 증대 방안 등 다양한 의제들을 올려 놓고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가 명실상부한 ‘정열경열(政熱經熱ㆍ경제 뿐 아니라 정치 분야까지 협력이 뜨겁다) 관계’로 진전될 가능성도 점쳤다.

박 대통령은 이어 리커창 총리와 면담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등 양국간 경제이익 극대화 방안을 협의한다.

박 대통령은 3일에는 오전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대회를 참관하고 오찬 리셉션에 참석한 뒤 같은 날 오후 상하이로 이동한다. 박 대통령은 4일 상하이에서 한중 양국 정부 공동 주최로 열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과 동포 오찬간담회, 한중 비즈니스포럼 참석 등의 일정을 가진 뒤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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