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정우현 기자]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보안성이 높은 집적회로(IC) 신용카드가 주목받고는 있지만,  IC 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체 신용카드 매출의 80%가량은 MS(Magnetic Stripe) 단말기에서 발생하고 있다. 카드를 긁으면 결제되는 MS 단말기는 카드 뒷면의 검은색 자기 띠에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결제 정보를 읽어들인다.

이러한 MS 단말기는 고도의 기술 없이도 해킹될 수 있어 보안성이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를 이용한 카드 복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7일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음식점 3곳에서 MS 단말기를 해킹, 10만여 건의 신용카드 마그네틱 정보를 빼돌린 후 이 정보를 이용해 복제 카드를 만들어 1천252만원 상당의 금품을 사들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 (인천=연합뉴스) 인천 남부경찰서는 신용카드 결제용 단말기를 해킹해 빼낸 고객정보로 수백장의 복제카드를 만들어 거액을 챙긴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으로 A(21)씨 등 2명을 구속하고 B(1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황석진 경찰수사연구원 외래교수가 POS 단말기에 신용카드 고객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을 시연하는 모습.

금융당국은 카드 복제 방지를 위해 보안성이 높은 IC 결제 방식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단말기에 '끼워넣는' 방식으로 결제하는 IC카드는 카드 앞면 사각형 모양의 금속칩 내부에 결제 정보가 담겨 있어 위조나 변조가 비교적 어렵다.

이와 함께, 여신금융협회는 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IC카드 거래의 순조로운 도입을 위해 3년간 단말기 교체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특히, 영세 가맹점에는 15만원 이상이 드는 IC 단말기 교체가 부담된다는 지적에 따라 연매출 2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에 대해 무상으로 단말기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말기 가맹점 파악이 어려워 이 같은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카드 결제 승인 중개, 카드 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밴(VAN)사가 고객인 가맹점을 빼앗긴다는 우려로 가맹점 정보를 IC단말기 전환지원 사업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단말기 정보는 13곳의 밴사가 각자 관리하고 있으며 여신협회에도 정보가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유예 기간이 있긴 해도 보안성을 생각하면 빨리 단말기를 전환하는 게 좋은데 밴사들이 자신의 사업이 악화된다는 면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현재 여신협회에서 밴사를 상대로 가맹점 정보를 공유하라고 독려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방법도 없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일단 기존 고객인 영세 가맹점 가운데 신청을 받아 지난주부터 IC단말기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장은 괜찮지만 가맹점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여신협회에서 대상 가맹점이 확보된 후에야 더 활발하게 단말기 교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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