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정우현 기자] 군사적 긴장감 속에서 극적으로 열린 남북회담에 대해 대피소에서 지난 22일 밤을 보낸 2만여명의 주민들은 ‘좋은 결과가 나와 하루 빨리 생업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제 오후 6시가 넘어 시작된 회의가 밤새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늘 새벽 정회에 이르자, 긴장과 걱정의 끈을 높지 못한 채 밤잠을 설친 대피소 주민들이 23일 오전 피곤을 호소하며 대부분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해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대진중고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해 하룻밤을 보낸 고성군 접경지역 주민들이 23일 오전 짐을 챙겨들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불편한 잠자리’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오늘은 집에 갈 수 있을까’하는 답답함에 이번 남북회담의 결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업이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추석을 한달여 앞둔 시기에 당장 농작물 출하가 걱정이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마달리 박철용 이장은 "벼를 비롯해 민통선 안에 있는 경작지의 농작물도 손을 봐야 하는데 출입을 못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용섭 연천군 중면 면장도 “빨리 뭔가 마무리가 돼서 생업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해 5도 어민들은 다음 달 본격적인 꽃게 조업철을 앞두고, 사흘째 통발 설치 작업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통발은 설치 후 다음 날 수확하는 데 조업금지로 하루하루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북이 조속히 합의를 이뤄 꽃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9월 전 생업에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발로 전방지역 안보관광지도 한산한 모습이다. 지역 내 출입이 사흘째 통제 중이고, 출입통제 현수막이 내걸린 강원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역시, 23일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북측의 최후통첩으로 내려진 이번 대피령은 서해 5도에서 강원도 동부에 이르는 접경지 10개 군·구에 내려졌다. 대피 대상은 옹진·강화 1만200명, 경기 김포·파주·연천 4천200명,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6천500명 등 약 2만900명이다.

양구·인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피령이 해제됐지만, 대피령이 해제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은 오늘 다시 대피소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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