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19일 중국 CCTV에 따르면, 최근 천문학적인 피해를 낸 톈진(天津) 폭발사고 현장에서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가스가 검출됐다.

베이징 소방총대는 톈진항 폭발사고 닷새째인 지난 16일 현장 조사에서 측정가능한 최고치 수준의 유독성 기체가 검측됐다고 공개했다. 검측지점은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지점이다.

특히, 베이징 소방총대는 차량 접근이 어려워 산소공급기 등 장비를 갖추고 도보로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측정기에서 계속 경고음이 나왔다고 전했다.

톈진에는 어제(18일)부터 비가 내리면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기화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시안화나트륨은 물과 만나면 독가스 성분인 시안화수소를 생성한다.

‘청산소다’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사용되며, 시안화수소는 나치가 제2차 대전 때 학살 등에 사용한 독가스 성분이기도 하다.

베이징화공대학 국가신(新)위험화학품 평가·사고감정실험실의 먼바오(門寶) 박사는 “시안화나트륨의 독성이 강해 피부 접촉만으로도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흡입하거나 잘못 먹게되면 몇 ㎎만으로도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사는 또, “시안화나트륨이 산성액체를 만나면 독성 시안화수소를 생성하지만 알칼리성 환경에서는 비교적 안정상태를 보인다”며, “시안화나트륨이 유출되면 신속히 수거해 매몰하고, 공기중 부유하거나 지표면 분말상태일 경우 저농도 알칼리성 과산화수소를 분무해 독성을 제거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사는 “폭발지점 반경 100m이내의 지역에서 이뤄진 공기 측정에서 시안화나트륨 외에 신경성 독가스도 검출됐다면서 다양한 위험 화학품이 폭발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독성 기체를 방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신경성 독가스는 흡입하면 호흡기, 심장 기능정지로 죽음에 이를 수 있어, 사고현장의 위험 화학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박사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사고발생 후2주간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중국 환경 당국도 되도록 현장에서 멀리 떠나라고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가 내리자 이미 톈진지역 일부 주민들은 피부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화나트륨이 비에 맞아 기화한 시안화수소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19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있어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고현장 피해 수습도 쉽지 않지만, 맹독성 물질 처리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폭발로 사라진 시안화나트륨 700t 외에도 2천t이 더 있고, 폭약 원료인 질산암모늄이 800t, 질산칼륨이 500t 등 위험화학품 3t  가량이 대폭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뉴웨광(牛躍光) 톈진시 공안소방국 부국장은 현장에 “40종류의 위험 화학품이 보관돼 있다”며, “현재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폭약의 일종인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등이 다량으로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초기 발표 내용이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뒤집어지자, 중국 SNS에서도 '사고 사망자 최소 1400명' '반경 1㎞ 이내 모두 사망' 등의 괴담이 확산 중이다. 지난 14일에는 톈진시가 사고지점 반경 3㎞ 이내 '긴급 소개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아 사고현장 인근 주민들이 '피난'을 가는 소동도 벌어졌다.

현재, 톈진 폭발 사고 사망자 수는 114명으로, SNS 괴담 유포자 일부는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톈진 폭발 사고로 국내에서도 괴담이 돌고 있다. 유독성 화학 물질이 바람과 비구름을 타고 한반도까지 전해질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에 환경당국들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여름철 남동풍을 이유로 들며, “한반도 북서쪽의 톈진에서 바람을 타고 물질이 날아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17일, 18일 관측 결과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맹독성 물질의 반응성이 크고, 시안화나트륨이 공기보다 무거워, 피해는 10㎞ 이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800km 이상 떨어진 거리상 오염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도 사고 직후인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시 6개 강우측정소에서 채수한 빗물을 분석한 결과, 독성물질 시안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NASA가 사고 직후인 13일 발표한 위성사진 상으로는 오염물질이 발해만, 즉 동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또한, 일본 야마가타대 이학부 야나기사와 후미타카(柳澤文孝) 교수는 “(비가 내리면서) 서해에 (오염물질이) 얼마나 떨어졌을까가 관건”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아직까지 서해바다 안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정부 자료는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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