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전면 실시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와 관련 시민단체들의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0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시민단체들이 서명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주민투표 동의안을)안받아준다고 (시의회)저쪽에서 먼저 거절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데 시민단체가 자율적으로 나서고 한나라당에서 자연스럽게 돕는 게 바람직한 모양새라고 생각한다. 그 모양새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9일 기자 설명회에서도 “예고된 대로 되지 않아 오해의 소지가 있었지만, 주민투표와 관련한 서울시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지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절차적으로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적어도 수개월간 서명을 받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전면 무상급식 반대를 주장하는 10여개 학부모·교육단체들은 주민 투표 발의를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대적인 서명 운동을 위해 안보관련 단체들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24일경 서명운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다음은 뉴시스의 오세훈 시장 인터뷰 전문.

 
- 오 시장에게 서울시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서울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저에게 (서울시는)모든 것이다. 아내가 저를 서울시한테 뺏겼다고 할 정도다. 시장되고 나서 서울과 서울시민이 모든 것이 됐다. 일에 몰입해 시간가는 지 모르고 지낸지도 벌써 5년이다." 


- 시의회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시의회와 대화는 언제쯤 가능한가.  


"원론적으로 말하면 대화와 타협 속에서 일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일을 하려면 양쪽 모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또한 양쪽이 모두 협상의 지렛대를 가지고 있어야 (대화와 타협이)가능하다. 지금 시의회는 (민주당 의원이)4분의3 의석을 가지고 있어 모든 것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대화를 바탕으로 한 화해와 협력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도를 넘어서면 단호하게 원칙을 가지고 일 하겠다. 의회에서 독재의 기미가 보인다. (현재는)선을 넘어서서 단호한 입장을 지속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주민투표가 완료될 때까지는 본격적인 대화는 쉽지 않다.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주민투표에 동의해주는 일이다. 엊그제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주민투표를 통해서 어느 쪽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많은 지 알아보고 이를 돌파구로 삼아서 협의해 나가자고 설득 중이다." 


- 최근 '시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고 싶다'고 발언했다. 발언 취지를 설명해 달라.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4분의3의 수를 너무 믿는다. 그들이 결정하는 것이 민의(民意)라는 독재적 발상을 하고 있다. 시민들이 4분의3을 뽑아줬으니 우리의 뜻이 시민의 뜻이라는 것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재자들이 하는 얘기다." 


"그런 논리라면 저를 뽑아주신 시민의 뜻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저는 당선이 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선택이라고 말한 적 없다. 그런데 저 분(시의회 민주당)들은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 의미에서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 


- 민주당이 최근 무상급식·무상교육·무상의료 등 이른바 '무상 시리즈'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대한 오 시장의 생각은. 


"(지난해 12월1일)한 달 반 전쯤 무상급식 조례안 통과 후 시의회와 대립이 이건 시작에 불과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시리즈로 나올 것이다고 했는데 민주당이 펄펄 뛰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실현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저는 민주당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쯤에 (무상 시리즈를)내놓을 거라고 생각했고, (대선)선거 직전에 내놓아 정신없게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빨리 내놓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복지를 화두로 대선행보를 시작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민주당은)초조함과 함께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내놓은 것 같다."  


"논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잡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무상급식 정도가 나왔을 때는 호도 할 수 있었다. '한강 르네상스만 안하면 된다, 4대강 사업 안하면 된다' 등으로 시민들을 호도하고, 눈가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오버해서 무상 시리즈를 내놓다 보니 그런 식의 논리 통하지 않게 됐다. 자연스럽게 증세 논쟁으로 치닫게 됐다." 


"일본 민주당이 (연간 5조5000억엔을)자녀 양육수당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고 2009년도에 집권했다. 그 후 소비세 1퍼센트 올리는 것 가지고도 엄청난 저항이 있었다. 결국 국채를 발행하게 됐다. 유럽 또한 대부분 간접세를 올렸다. 복지정책 확대와 함께 정확히 비례해 부가세를 올렸다. 부가세는 누가 내는지도 모르게 간접적으로 부과하니까 저항이 비교적 적다. 그러나 결국 서민들의 고통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만다."

-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를 왜 갑자기 연기했나.  


"(지난주에)시의회 의장을 만나서 (주민투표를)미리 타진했다. (서울시가)우리가 이렇게 보낼 테니 동의해 달라 그리고 대화를 시작하자. 무상급식은 주민투표에 따르자 제안했다. (시의회 의장도)검토하겠다고 했으니 기다리는 중이다." 


"처음에 주민투표 동의안을 시의회에 보냈을 때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지금은 다행히도 소수지만 민주당 시의회 내에서 주민투표를 (동의안을)받아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조짐이라고 생각한다. 무턱대고 (주민투표 동의안을)보내고 감정을 자극해 계속 대립국면을 만들어갈 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 충분히 논의가 숙성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이번주부터 시민단체는 서명을 받고 있다. (동의안을)안받아 준다고 (시의회)저쪽에서 먼저 거절 의사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가 자율적으로 나서고 한나라당 당역들이 자연스럽게 돕는게 바람직한 모양새라고 생각한다. 그 모양새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대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봐도 되나. 


"전혀 그렇지 않다. 큰 오해다. 서울 시정과 같은 큰 조직을 이끌려면 정치적 영향력 필요한 건 사실이다. 전임 (이명박 전 서울시장)시장이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권 주자로 논의 되고 있는 것 같다. 초선일 때도 (대선 유력 후보)있었고, 재선 후에도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굳이 부인하지 않는 이유는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중앙 정부와의 협의는 물론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여(與)·야(野) 관계에 있어서 정치적 영향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입장을 견지 중이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다수가 원하면 출마할 것인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서울시정에만 전념한다. 지금은 딱 그입장이다. 현직 시장을 그만두고 대통령 출마하라는 다수의 요구가 있을리 없다. 언론에서 만들어내는 얘기일 뿐이다." 


- 정치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정치인은 여러 종류가 있다. 바람직한 정치인도 있지만 나쁜 정치인, 무능한 정치인도 있다. 무능한 정치인과 영악한 정치인은 여론에 편승한다. 바람직한 정치인은 본인의 비전에 맞춰서 여론을 선도한다. 나쁜 정치인은 거짓말로 선동한다. 마치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처럼 거짓말한다. 그런 정치인이 많은 것 같다." 


- 가정 분위기는 어떻나. 언론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잉꼬부부'란 소문이 있다. 


"저희가 원래 굉장히 소문난 잉꼬부부다. 신혼 초에는 많이 다투기도 했는데 상대방 스타일을 파악하고 난 후에는 거의 말다툼이 없다.(웃음) 믿지 못하겠지만 저희 집사람은 현명하고 스펀지 같은 스타일이다. 집사람은 의견이 대립할 때 일단 다 받아들인다. 그런데 한 1년 지나고 나면 다 자신의 뜻대로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싸울 일이 거의 없다." 


- 마지막으로 서울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서울시 상황 매우 어렵다. 지난 선거 결과가 나온 순간부터 예고된 상황이다. 시의회와 대립관계, 시장으로서 죄송스럽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어가는 게 유능한 시장인데 벌써 한 달 반 정도 이런 상황을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한 편 이해를 구하고 싶다. 다수 의석과 맞서 단호함을 유지해야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비전과 원칙을 견지하는 시장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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