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감옥에서 단식농성을 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게 강제급식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단식농성을 통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라는 게 이스라엘 정부의 명분이지만, 이스라엘 의료계는 이러한 극단적 조치가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이기 때문에 시행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예렛 셰이크트 이스라엘 법무장관은 현재 강제 급식을 시행하는 미국과 호주 등을 예로 들면서, 이스라엘 내각이 이달 초 강제급식을 허용하는 법 제정을 승인한 것은 생명을 구하고,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셰이크트 장관은 "자살하려는 수감자가 목에 올가미를 거는 것을 막는 게 교도관의 의무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단식농성을 통해 목숨을 버리려는 사람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라면서 "그런 전략에 협박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길라드 에르단 공안장관은 의회에서 "일부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단식농성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살테러공격으로 전이시키려 한다"면서 "누구라도  우리를 협박하거나 감옥에서 죽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지도 있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가 단식농성을 하다가 죽으면 폭력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 동안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수천 명은 수감조건 개선이나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한 바 있다. 단식농성자 중에는 단순히 코카콜라를 원하는 사람도 있었고,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를 위해 싸운 사람도 있었다. 

이스라엘 교도소

단식농성자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옥중 팔레스타인인 단식농성자는 카더 아드난이다. 현재 그는 비밀군사법정을 통해 기소나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팔레스타인인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한 이스라엘의 '행정구금제도'에 항의해 54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아드난의 단식농성은 벌써 4번째이다. 지난 단식농성은 66일 동안 이뤄졌다. 이스라엘인들은 아드난을 '이슬람 성전'의 대변인이라고 부른다.  

콰두라 파레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 회장은 "정치적 목표를 위해 목숨을 걸고 굶는 단식농성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가 가진 마지막 저항수단"이라면서 "강제급식으로 이를 저지한다면 더 많은 수감자가 이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니드 에델만 이스라엘 의료협회장도 "의사가 정신상태가 정상인 환자의 목에 그의 반대를 무릅쓰고 급식튜브를 꽂는 것은 절대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해외에서는 수사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에델만 회장은 "지난 2년여간 전 세계에서 1천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이 단식농성을 했지만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하면서, "수감자들은 항의를 하는 거지 자살을 기도하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인권감시기구에 따르면 1980년 단식농성을 하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이 강제급식을 당하다 음식이 위가 아닌 폐로 들어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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