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개조 전의 피스 오사카 (오사카 국제평화센터) - 가해의 역사에서 피해의 역사로 뒤바뀐 전시장

[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일본 총리 아베가 미국 의회에서 '침략 사죄'가 빠진 연설을 한 날(일본 시간 30일 새벽), 일본의 대표적 전쟁 반성 박물관인 오사카 국제평화센터(일명 피스 오사카)에서 '침략'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오사카시 주오(中央)구의 전쟁 전쟁 박물관인 피스 오사카에서 30일 오전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부(府)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개장 기념 행사가 열렸다.

내부 개조를 거쳐 재개장한 피스 오사카에는 기존에 있던 일본군의 가해행위 전시와, 각종 게시물상의 '침략'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고 교도는 전했다.

대신 2차대전 말기 연합군의 오사카 공습에 대한 전시 및 체험 공간이 그 자리를 채웠다. 가해의 역사에서 피해의 역사로 전시의 초점이 180도 뒤바뀐 것이다.

이날 마쓰이 지사는 관내를 시찰한 뒤 "좋은 시설이 됐다"며 "내용에 만족한다.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 것이 전쟁임을 실감할 수 있게 됐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패전이 보이는 와중에 무차별적으로 소이탄을 떨어뜨린 미국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물관 개조 전 전시에 관여했던 전(前) 피스 오사카 직원 쓰네모토 하지메(常本一·57) 씨는 교도와의 인터뷰에서 "강제연행과 군위안부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고 전체적 구성도 일본이 방어적으로 전쟁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고 비판했다.

전시의 촛점이 바뀐 것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은 피스 오사카 앞에서 '세계에서 통용되는 역사인식을', '전쟁찬미의 평화관을 만들지 말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가해반성 공간서 피해강조 전시관으로 변한 오사카평화센터

오사카시와 오사카부가 공동 출자한 재단법인이 운영하는 피스 오사카는 1991년 설립 이후 일본군의 중국 난징(南京)대학살 사진 등 과거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는 전시를 해왔다. 특히 한반도, 중국 관련 전시 코너에는 일본이 외국을 침략했다는 표현이 여러 개 있었다.

그러나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정권의 우경화 행보 속에, 오사카부 의회 일부 의원들이 이곳의 전시물이 '자학적 시각'을 담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피스 오사카는 2013년 4월에 가해행위에 관한 전시물을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작년 9월 전시 내용 변경을 위해 일시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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