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후 귀향하는 팔레스타인인들

[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이스라엘이 지난해 여름 벌어진 가자지구 전투에서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 시설을 공격해 27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7월 8일부터 8월 26일까지 이어진 가자지구 전투에서 이스라엘군(IDF)이 유엔 학교 등에 공격을 가해 적어도 44명이 숨지고 227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한 여학교에는 박격포 포탄 88발이 떨어졌고, 다른 여학교는 대전차포의 직접 공격을 받았다고 유엔은 말했다.

또다른 여학교는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한 남녀공학 학교는 탱크 공격으로 건물 하나가 파괴됐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7월 30일 공격을 퍼부은 제발리야 초등여학교는 3천여 명의 가자 주민들이 대피한 곳으로, 공격 당시 많은 난민들이 잠들어 있었다.

이날 공격으로 한 교실은 피투성이가 된 옷가지와 침구, 잔해 등으로 뒤덮였고, 결국 유엔 직원 일가족 3명을 포함해 17∼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은 학교와 주변에 폭발력이 강한 155㎜포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사전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엔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에 학교와 난민들의 정확한 위치정보 좌표와 정보를 자세히 알려줬다"며 "이번에 조사한 7개 피해사례 모두 이스라엘군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3곳의 유엔 학교에 무기를 숨겼으며, 이 중 2곳에서는 학교에서 외부를 향해 발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엔은 207쪽에 달하는 보고서 원본은 공개하지 않고 요약본만 공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애도한다"며 "유엔 시설은 불가침지역일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사용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아드 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유엔 보고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위해 국제법에 따라 집단 학살과 전쟁범죄, 반인륜 범죄 등을 다루는 ICC에 이달 초 가입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나흐손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보고서에 이스라엘 책임이라고 언급된 사례는 조사가 모두 끝난 사안이다. 보고서 내용은 유엔 시설을 테러조직이 이용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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