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인도네시아의 마약 사범 사형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형 집행을 중지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이 외국인 마약 사범들에게 형 집행 계획을 통보함에 따라 이르면 28일 사형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총장실은 호주, 브라질, 나이지리아, 필리핀 등의 출신 외국인 마약 사범 8명에게 사형 집행 예정 사실을 지난 25일 통보했다.

인도네시아 관련 법에 따르면 사형 집행 시 최소한 72시간 전에 형 집행을 본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마약 사범들에 대한 형 집행 계획이 통보되자 호주, 프랑스, 필리핀 등 이 마약 사범들의 출신 국가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사형 집행 중지를 거듭 촉구했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형 집행 장소인 중부 자바주(州) 누사캄방안 교도소에서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는 통보를 주 인도네시아 영사관이 받았다며 "우리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이것이 인도네시아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계속 상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인도네시아에 자국인 마약 사범 2명에 대한 형 집행 중지를 수차례 촉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도네시아와 체결하려던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을 미루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사형이 집행되면 "심각할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우리의 행동을 배가하고 형이 집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호주, 브라질 등 다른 나라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가 중인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회의 중에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직접 형 집행 중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형 선고를 받은 마약 사범들에 대한 형 집행이 통보된 것으로 알려지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조코위 대통령에게 사형 집행 유예를 촉구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내외국인 마약 사범 6명을 사형에 처한 데 이어, 외국인 9명을 포함해 극형 선고를 받은 마약 사범 11명을 추가로 사형에 처할 계획이다.

그러나 조코위 대통령은 자국의 마약 중독 실태가 심각하다며, 자국인 및 외국인 마약 사범들에 대한 사면을 거부하고 형 집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8년 발리 연쇄 폭탄 테러범 3명을 처형하고나서 사형집행을 중단했으나, 2013년 마약사범 2명 등 5명을 극형에 처해 사형 집행을 재개했다.

브라질과 네덜란드는 올해 1월 자국인 마약 사범이 처형되자 자카르타 주재 자국 대사를 일시 소환하는 등 인도네시아에 강력히 항의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주(州) 칠리차프의 누사캄방안 섬 교도소에 수감된 호주인 사형수 앤드루 챈 등 외국인 9명을 포함해 마약사범 사형수 11명이 수감돼 있으며 곧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누사캄방안 섬 교도소에 수감된 호주인 사형수 앤드루 챈의 어머니 헬렌(가운데)이 지난달 아들의 두 번째 면회 길에 나서 누사캄방안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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