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말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한 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12월 초부터 불어 닥친 한파는 북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 가운데 김정은이 북한 인민군 수십만 명을 동원해 군 훈련 일정이 엉망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경웅 기자]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의 스키장 건설 지시’ 소식을 전했다. 

12월 초부터 북한 인민군에서는 ‘동계훈련’을 시작하는데, 김정은이 ‘백두산 지구 체육촌’에 스키장을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후방을 담당하는 9군단과 10군단 병력들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12월 4일, 마식령 스키장 규모의 스키장을 삼지연군 베개봉에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려, 9군단의 동계훈련이 일체 중단됐다.” 

북한 인민군 9군단과 10군단은 지난 6일부터 ‘동계훈련’을 중단하고, 스키장 건설을 위해 삼지연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군인들 외에 주민들도 ‘스키장 건설’에 동원됐는데 인원이 30여만 명에 달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傳言)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양강도의 노동당 간부를 인용, “베개봉 스키장 건설은 기존에 있던 두 개의 활주로(슬로프) 폭을 넓히고, 새로 4개의 활주로를 건설하는 공사로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형 스키장 슬로프를 짓는데 중장비도 없이 삽, 곡괭이, 도끼, 폭약만으로 20일 만에 스키장 슬로프 건설을 해야 하는 탓에 동원된 인력들의 고생은 말도 못할 정도라고 한다. 

동원된 노동자와 농민들은 ‘백두산 지구 체육촌’에 있는 국가체육선수단 숙소, 실내체육관에서 숙식을 하고 있지만, 북한 인민군의 경우에는 스키장 주변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다. 

때문에 ‘김정은의 스키장’ 건설에 동원된 주민들과 인민군들은 “왜 하필이면 땅이 얼어붙은 겨울에 스키장을 건설해야 하느냐”고 원성이 자자하지만 당 간부들조차 김정은이 갑자기 이런 지시를 내린 배경을 설명 못하고 있다고 한다. 

▲ 김정은의 사진들을 보면 '개'처럼 유독 눈을 좋아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삼지연 지역의 날씨는 한낮에도 영하 14도까지 떨어져 야외 작업이 매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12월 중순이면 한낮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2002년 12월 혜산에서 삼지연까지 ‘1호 도로(김씨 일가 전용도로)’를 건설하다 수백여 명이 사망하거나 동상에 걸린 일을 떠올리며, ‘김정은의 스키장’ 건설에서도 이 같은 피해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은 스키장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권 하자마자 건설을 지시한 것이 '마식령 스키장'이다. 김정은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이유는 "스위스 유학 시절 유럽의 스키장에서 놀았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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