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연 기자]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이 석방된다.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가 석방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에 파견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과 함께 괌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후 미국으로 출발해 이날 밤 워싱턴 주 매코드 공군기지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스 배는 지난 2012년 11월 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돼 작년 4월 30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올해 4월 10일 북한에 입국한 매튜 토드 밀러는 9월 14일 6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 모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라는 죄목이 씌워졌다. 배씨는 2년 만에, 밀러씨는 7개월만에 풀려나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석방조치에 대해 유엔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을 계속 억류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월 29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던 또다른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을 지난달 21일 전격 석방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 모두 풀려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의 안전한 귀환에 매우 감사한다”면서 “오늘은 그들(케네스 배, 매튜 밀러)과 가족에게 매우 좋은 날이며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도 환영 성명을 통해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교섭을 담당한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에게 감사한다”며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이익대표부로서 끊임없이 노력해온 스웨덴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우방에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석방교섭을 위해 과거 전직 대통령이나 정치인을 주로 보내던 관례를 깨고 오바마 행정부내 정보기관 총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을 대통령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다.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0여개 정보기관을 총괄 지휘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일 아침 일일 정보보고를 하며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이 이들을 갑자기 석방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오바마 행정부에 새롭게 접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이번 조치는 예측하기 힘든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오바마 정부에 새롭게 접근하려는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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