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고위공직자들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물밑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출마를 준비 중인 이들은 대부분 친이계 인사들로 현 정부 들어 고위공직에 오른 인물들이다. 특히 일부는 현재 한나라당에서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를 노리고 있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우선 정권 실세로 ‘왕차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의 행보가 눈에 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그는 최근 차관직을 사퇴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의원 간 가교역할을 명분으로 출마를 가시화했다.

 

박 전 차관은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으로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고향이면서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칠곡.성주.고령에 출마를 검토 중이다.

 

이인기 의원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박 전 차관이 친이계 실세라는 점에서 적잖이 신경 쓰는 모습이다.

 

당내 소장파인 정태근 의원은 “박 전 차관은 지난해 취임한 지 8개월 밖에 안 됐고 본인도 ‘자원에너지 문제에 상당히 주력하고 싶다’고 말해 오지 않았느냐”며 박 전 차관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며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보도 대변인직에서 사임했을 당시부터 출마얘기가 떠돌았다. 공식화 하지는 않았지만 이 특보가 노리는 곳은 이혜훈 의원이 있는 서울 서초갑.

 

당 텃밭이기도 한 이곳은 그 동안에도 여러 명이 군침을 흘린 지역이다. 이혜훈 의원이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특보가 이 지역에 공을 들이며 밭갈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명환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은 2008년 총선 당시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다가 홍영표 민주당 의원에 고배를 마신 뒤 최근 재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변호사인 박 비서관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MB연대’ 대표를 지내며 정권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천 부평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경험이 있는 김연광 청와대 정무1비서관 역시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김 비서관은 월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뒤 한나라당으로 들어가 수석부대변인, 특임장관실 특임실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포항출신 이상휘 홍보기획비서관이 출마를 검토 중에 있으며, 정부에서는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박봉규 한국산업공단 이사장 등이 출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공무원들 외에도 총선이 다가오면 더욱 많은 이들이 출마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공천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다”면서 “특히 수도권과 텃밭인 영남에 공천 신청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