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이 물밑에서 대권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30여명과 가진 북한산 모임에 이어 20일에는 자신의 직계 의원들과 또 다시 식사를 한다.

 

지난번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 위주로 불렀다고 하지만 심상치 않다. 우선은 두 가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내달 있을 원내대표 선거이고, 둘째는 대선캠프를 가시화하는 문제다.

  

내달 2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이병석 의원과 안경률 의원이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계이고, 안 의원은 이재오계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원내장악력을 높이는데 적잖은 역할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대권을 염두에 둔 이 장관으로서는 여간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으로 공천권이 주어지는 차기 당대표와의 지역안배 문제와 지난 번 선거와의 역학관계, 친박계 움직임 등 고려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4.27재보선이 끝나면 선거 결과를 떠나 조기전당대회 개최 문제가 불거질 것은 불 보듯 뻔 하기 때문에 이 장관의 고민도 더 깊어지는 것이다. 지난 모임에서 못 다한 차기 원내대표 얘기를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울러 차기 대선캠프를 꾸리는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어떤 시점에서 어떤 형식으로 캠프를 꾸리고, 누가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이미 어느 정도 오갔다고 한다.

 

사실 이 장관은 캠프 구성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지는 오래됐다.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꾸려 가동 중에 있고, 사람들도 다방면으로 모아왔다.

 

기자출신 모 기업 대표는 기자와 만나 “이재오 장관 측에서 미니캠프 식으로 운영하는 사무실에 나와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모임에서도 이 장관은 앞으로 ‘킹메이커’ 역할은 하지 않겠다고 장담해 대권도전 의사를 밝혔다. “젖 먹던 힘을 다해 대선경선에 참여 하겠다”고 공언했다는 전언도 있어 흥미를 끈다.

 

그러나 친이계 내부에서도 이 장관의 대선 출마에 대한 시각이 곱지만은 않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이재오 직계 한 의원은 사석에서 “다른 건 몰라도 대권은 반대”라는 입장을 밝혀 직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정립이 안됐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편 이 장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기 당대표 선거에 앞서 그가 당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 주목된다. 그의 당 복귀는 앞으로 있을 친이계 내 알력싸움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이재오 장관은 뜨거운 감자”라며 “친박 측에서는 그가 당에 복귀하면 친이계 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얘기 한다”고 말했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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