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과 충돌했던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으로 부터 격려 전화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15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안상수 당 대표와 임태희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 당 지도부와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김 의원을 격려한 것으로 하거나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지난주 예산이 처리되던 날 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순방차) 비행기에 타시기 전에 직접 전화를 주셔서 ‘국회에서 예산이 처리되는 데 애써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께서 그날 있었던 일을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보고를 받으시고 전화를 주셨던 모양”이라며, “이에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답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그는 “어찌됐든 불미스러울 수 있는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서는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했던 상황들이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에게 너무 과격한 이미지가 남게 될까 우려스럽다”면서 “앞으로 의정활동에 더욱 성실하게 임하고 분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또 과거 박근혜 전 대표와 가졌던 식사 자리를 소개하면서, “박 전 대표가 그 자리에서 나에게 ‘몰랐는데 알부남(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이시네요’라고 하셨다”며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폭행 공방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강 의원과의 화해에 대해선 “원래 같이 축구도 하는 원만한 사이였는데 이번 일로 함께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얼마간 시간을 가진 후 서로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해서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신문은 “대통령이 당 지도부 인사가 아닌 개별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치하의 뜻을 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김성회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이번 충돌 과정과 입장을 상세히 적은 팝업창이 띄워져 있다. 다음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입장 전문.

 

국회 본회의장 충돌사건에 대한 김성회 의원의 입장

 

지난 12월 8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당의원등과의 심한 몸싸움이 전개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양손을 붙잡힌 상황에서 강기정 의원과 당직자들로부터 7차례 폭행당해 얼굴 3곳에 상처가 나고 심한 멍이 드는 부상을 입었고, 이후에 강 의원을 한 차례 가격하게 되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미스런 일로 인해 국민여러분과 당원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여?야간의 심한 몸싸움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2002년 이후 8년만에 새해 예산안이 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될 수 있었습니다.

 

새해 예산안 처리는 국가경제와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였습니다. 당시는 헌법이 정한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이미 일주일이나 넘겼고 정기국회 페회(12월 9일)가 하루 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국회의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 정부의 예산 집행이 늦어지게 되고 그러면 정부나 지자체들로부터 공사를 발주하는 기업들이 피해를 보게 되어 결국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전체 예산의 60%가 배정되는 지자체의 예산 집행이 늦어지면 지역경제 활성화나 서민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사업 등이 차질을 빚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지난 8년동안 우리는 국회의 예산안 늑장처리로 인한 피해를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국회에서 여야가 대치하면 저를 걱정하시는 지역의 어르신들과 지인들은 “몸싸움 하지 마라”, “앞장 서지 말라”며 충고의 말씀을 하십니다.

 

여야의 대치과정에 앞장서서 몸싸움을 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번 몸싸움 과정에서 제 앞을 막은 사람이 여성이라 잡을 곳이 없어서 어깨 위의 옷깃을 밀친 것을 두고 야당 여성보좌진의 머리채를 잡았다는 잘못된 보도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예산안 처리과정에서는 몸싸움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회내에서 정당한 의정활동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국회의원들을 물리력으로 가로막는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국가와 국민이 어려울 때 개인의 안위를 염려해 뒷전에 물러서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정치소신입니다.

 

최근 언론에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제가 비밀경호원으로 대통령을 수행했던 사례가 보도되었습니다만, 당시 저는 아무런 댓가나 이익을 바라지 않고 오직 국가를 위해, 국가의 부름에 충성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제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누구보다 제가 앞장서게 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는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어떠한 불법행위가 다시는 국회내에서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후로는 헌법이 정한 예산처리가 반드시 법정기일 내에 이뤄지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또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써 제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큰 마음, 큰 정치를 펼쳐나갈 것이라는 약속을 드리는 바입니다.

 

2012년 12월 11일

국 회 의 원 김 성 회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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