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일부 한나라당 지도부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답해 정부 책임론을 일축했다.

 

윤 장관은 “예산안이 회기 내에 통과한 것에 대해 당에 우선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이런 과정에서 예년보다 20일 정도 처리가 단축되다 보니까 일부 소통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소통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예산과 재정이 지켜야 할 기준과 원칙을 당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오히려 한나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예산안 누락 사태 이후 “책임질 사람은 문책하겠다”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던 안 대표가 들었다면 얼굴색이 변했을 만큼 강경한 태도였다.

 

앞서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비공개 부문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에 윤 장관이 안 대표를 찾아와서 이번 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이번 예산안 편성에 있어서 잘못된 점, 특히 저희 당에서 주장했던 것이 일부 누락된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 대표와 윤 장관의 비공개 면담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안 대표가 요구한 ‘사과’가 아닌 ‘유감’만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당정간 책임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장관은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불교계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 삭감 부분에 대해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 민주당 등 야권이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 긴급편성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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