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평북 신의주에 ‘신의주국제경제지대'를 설정하고 평양시, 황해남도, 남포시, 평안남도,평안북도 일부지역에 ‘경제개발구’를 설치에 관한 정령을 발표 했다고 보도 했다.


보도는 신의주국제경제지대 외에 평양에 은정첨단기술개발구를, 황해남도에 강령국제녹색시범구를, 남포시에 진도수출가공구를, 평안남도에 청남공업개발구와 숙천농업개발구를, 평안북도에 청수관광개발구를 설치하면서 새로 설치되는 특구에는 ‘공화국’ 주권이 행사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2013년 3월 31일 개최된 3월전원회의 결과로 채택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따른 경제특구의 추가설치로 보인다.


소위 3월 전원회의에서 지난 2007년 총리에서 해임 됐던 박봉주(74세)를 노동당 중앙위원회정치국 위원으로 임명하면서 다시 총리로 기용했는가 하면, 김경희가 오랫동안 맡아 왔던 당경공업부부장에 백계룡(69세,강원도당책임비서)를 임명하는 조치를 하였다.


그러다가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장성택이 주도하던 대풍그룹이나 합영투자위원회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나진선봉개발특구도 부진한 가운데 파탄지경에 이른 경제회생을 위해 외자 및 외국기업유치를 목적으로 변형된 개방정책을 실험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그 동안 외자 및 기업유치를 위해 1984년 합영법 제정을 시작으로, 외국인투자법 및 합작법, 나진선봉무역지대법,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 등 경제개방에 대한 시늉을 내면서 지난해 13개의 특구를 지정한데 이어 올해 6개를 추가 19개 특구가 설치됐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지거나 실효를 거둘 곳은 없다고 본다.


그나마 정상운영 되는 곳은 개성경제특구 하나 불과하며, 함경북도 나진선봉지구와 러시아 핫산 벨트에 중국 러시아와 합작뿐만 아니라 남한기업유치를 위해 손짓을 하고 있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북한의 실험은 김일성 김정일 유훈이라는 함정과 족쇄에서 풀려나지 못한 채 낡아 빠진 ‘자력갱생’구호와 속도전의 미망(迷妄)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한, 이번에 발표 된 정령 역시 실효를 거두게 될지는 의문이다.


김일성 김정일을 영원한 주석,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떠받들면서 백두혈통 주술(呪術)에 걸린 북한은 원시적 3대 세습족벌독제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서지 않는 한 정치적 개혁이나 경제적 개방은 근본적으로 불가능 한 폐쇄독재집단으로 근본적인 개방저해 요인은 아래와 같다.


첫째, 개혁개방은 김일성-김정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과 같다.

둘째, 김일성 이래 자력갱생원칙과 경제개방은 근본적으로 배치된다.

셋째, 사회주의 계획경제 틀 안에서는 외국자본이 발 딛을 틈이 없다.

넷째, 자본주의 황색바람 차단 폐쇄체제와 개방은 상극(相剋)이다.

다섯째, 핵실험 로켓 발사 등 호전적 발작(發作)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

여섯째, 대외적 신뢰상실, 바닥이 난 신용, 체제불안 심각한 투자기피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극단적 경계와 적대감을 드러낸 예(例)를 든다면, 영생하는 주석 김일성이 1958년 중국의 모택동 식 농촌집단화를 완성하고 1959년 1월 5일‘전국농업협동조합대회’에서 한 연설을 들 수 있다.


김일성은 그 대회에서 “토지개혁 결과 농촌에 소상품(小商品) 생산적인 농민 경리(經理)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소상품은 자연생성적으로 자본주의와 부르주아를 생성하는 폐해가 있어 우리 당의 영도 밑에 농촌경리의 사회주의적 협동화를 완성하였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를 김일성의 불후의 사회주의혁명업적으로 떠받들고 김일성선집에 수록 교리(敎理)로 삼고 있어 북에서 개혁개방을 주장한다는 것은 신성모독(神聖冒瀆)과 대역죄(大逆罪)를 뒤집어 쓸 위험한 도박인 것이다.


어쨌든 경제개방과 자본주의 황색바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김일성 이래 자본주의에 대한 공포와 적대감을 떨쳐버리지 않는 한 특구설치는 실패를 전제로 한 대내민심호도와 국제적 고립탈피를 위한 일시방편으로서 한낱 눈 속임수 실험에 불과 하다.


여기에서 농업실패 책임을 지고 미제고용간첩으로 몰려 총살을 당한 농업담당비서 서관희(1997.말), 화폐개혁실패 책임을 뒤집어쓰고 총살을 당한 당 경제계획재정부장 박남기(2010.3), 나선지구개발을 지휘, 매국노로 지목 처형당한 장성택(2013.12)에 이어 박봉주가 준비된 희생양으로서 김정은 대신 개방정책 실패 책임을 떠안고 총살을 당할 날이 멀지 않았음이 예견 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백승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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