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12.24)을 맞아 제526대연합부대(남포시 소재 3군단) 지휘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13년 12월 25일 보도했다. 여기서 김정은은 “전쟁은 언제 한다고 광고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고 싸움준비 완성에 최대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북한보도에 따르면 "526대연합부대는 6·25전쟁 당시 57명의 공화국 영웅과 많은 수훈자를 배출한 곳이다. 시찰에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박정천 포병사령관, 박태성 노동당 부부장, 김동화 군 중장 등이 동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의 발언에 대해 “군부의 충성심을 고취시키면서 동시에 전쟁 위기감을 고조시켜 내부 결속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일 사망(2011.12.17) 2주기 추모대회 및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결의대회(2013.12.16) 연설에서 “전쟁은 광고를 내지 않고 시작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당시 우리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2013년 12월 25일 발표한 공개질문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이 된다며 “친미사대와 파쇼독재, 동족대결정책과 결별하고 이제라도 민족과 민주,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길에 나서겠는가 아니면 대결과 전쟁의 길로 계속 나가겠다는가”라면서 “대결과 전쟁은 자멸의 길”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월 25일 보도했다. 조평통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로 지칭하며 “민심을 거역하였다가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한 선친의 비극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최후의 선택을 바로해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또 “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이명박 정권의 대결정책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묻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을 ‘신뢰’라는 보자기로 감싼 “간교하고 흉악한 대결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12월 26일 “남북관계가 신뢰인지 대결인지의 문제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발표를 통해 먼저 조평통 서기국의 공개질문장은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우리 정부가 일일이 답변할 가치가 없음을 밝혔다. 또 “북한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진실은 북한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렇게 무례한 질문을 하는 것은 북한의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일축했다. 특히 “북한의 비인도적, 비상식적 행동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가 북한의 행동을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신뢰인지 대결인지의 문제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요구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김정은의 폭언(12.24)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자칭 북한의 최고사령관이란 자가 저런 망발을 하는 것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 최룡해의 폭탄 발언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한다. 대응 없이 가면 북한 주장을 수용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방부가 통일부와 같이 비난성명을 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의 계속되는 망발과 도발적 행위에 대해 따져야 한다. 총리회담과 군사회담(국방장관회담 등)이 좋을 듯하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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