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 조선중앙TV가 27일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 전 장면을 내보냈다. 김정은이 중국 특사단과 공연장을 찾는 장면부터 마지막까지를 다 보여준 것이다.

'아리랑'은 북한의 주체사상(主體思想) 체제를 선전하는 집단 체조극이다.

이 체조극은 김일성이 소위 '아리랑 민족'인 '김일성 민족'을 일제(日帝)에서 해방했고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이 민족의 통일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는 거짓과 날조에 기초한 주제를 담고 있다.

'아리랑'은 "김일성 대원수 만만세" "김일성 장군의 노래" "조선의 별(김일성을 상징 : 편집자 주)" "장군님과 아이들" 등 김일성 가문에 대한 찬가(讚歌)로 덮여있다. 어린이 등 10만 명을 동원해 김일성을 신격화·우상화하는 이 공연은 패륜적 아동학대극으로도 악명 높다.

2.
노무현 前대통령은 2007년 10월 남북수뇌회담 당시 북한의 아리랑 공연을 격찬했다. 국정원이 공개한 당시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오늘 아리랑 공연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큰 기대(期待)를 가지고 있고, 위원장님과 함께 볼 수 있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는 2007년 10월7일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방북기(訪北記)를 통해 '아리랑'에 대해 "최고(最高)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역동적이고 예술적인 세계 유일의 집단 뮤지컬. 단 체제선전이 끼어 있는 것이 옥에 티. 누구나 한 번쯤 보아도 좋을 장관이고, 북이 중국과 베트남처럼 개방하면 외화 획득을 쉽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것"

밀입북 사건으로 수감 중인 한상렬 목사는 2007년 5월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간 평양방문 당시 아리랑 공연을 가리켜 "민족의 저력" 운운했다. 같은 해 5월31일 통일뉴스에 실린 한상렬 등의 평양방문 취재기는 이렇다.

"고민영 목사는 '한국 교회가 민족을 살리는 것은 통일뿐이다. 이 예배가 통일의 시초가 될 것이다. 문익환 목사를 비롯, 사죄의 삶을 살고 있는 한상렬 목사가 십자가를 지고 있다. 주의 성령이 어서 오길 바라며 이 죽음에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한상렬 목사는 '비가 오는데도 아이들이 아리랑 공연 하는 것을 보며 이것이 민족의 저력이구나 했다'며 '민족의 저력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3.
'아리랑'은 2002년 4월29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음악, 무용, 매스게임, 카드섹션 등을 선보인다.

관련논문(북한 '아리랑'의 현대적 변용 양상과 의미(전영선 著))에 따르면, '아리랑'은 "아리랑 민족으로 명명된 우리민족의 수난을 김일성의 항일(抗日)혁명으로 구원되었다는 선민(選民)사상과 '아리랑'을 통해 민족의 강성 부흥할 미래를 그려보자는 전망을 민요 아리랑에서 종자를 뽑은 것"이라고 한다.

또 "우리민족은 아리랑민족이며 아리랑민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선의 별(김일성)을 만나 내 조국을 찾았고 김정일 시대를 맞아 선군아리랑으로 펼쳐졌다. 선군아리랑으로 천지가 개벽하고 나라도 흥하고 행복도 찾아오고 통일(統一)을 이루어 강성부흥을 이루어 가자"는 것으로 해설한다.

로동신문(2001년 8월26일자 외) 등 자료에 따르면, '아리랑'은 "김일성 조선, 김일성 민족의 크나큰 긍지와 자랑을 온 세상에 전하는 민족의 노래" "위대한 김정일 시대의 새 아리랑인 '강성부흥아리랑'은 경애하는 장군님의 현명한 령도 따라 돌파한 영웅적 인민의 승전가" 등으로 표현된다.

요컨대 '아리랑'은 소위 김일성이 김일성 조선을 일제(日帝)에서 해방했고 그 후손이 미제(美帝)에서 남조선을 해방시킬 것이라는 날조된 우상화 쇼이다.

4.
'아리랑'은 아이들까지 외화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아동착취극(搾取劇) 내지 아동학대극(虐待劇)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탈북자들의 증언은 이렇다.

"거의 1년 내내 계속되는 훈련의 강도가 너무 심한데다, 한 사람이라도 기계적인 동작을 익히지 못하면 그가 속한 단위(팀) 전체가 휴식 없이 훈련을 받아야하므로 온갖 욕설과 구타가 난무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가운데 날아가거나 밑에서 (사람을) 받는 등의 위험한 동작들이 많아 사고사(事故死)가 빈번하다"

'아리랑' 연습 중엔 쉴 틈을 주지 않아 남녀노소(男女老少)할 것 없이 용변은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한다. 여성들은 간이 칸막이를 만들고, 남성들은 비닐 주머니를 사용한다. 물론 이 같은 학대와 고역으로 돈을 버는 주체는 북한의 조선로동당이다.

북한은 아리랑을 통해 체제선전과 함께 상당한 양의 외화를 벌어들인다. 작년까지 6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벌어들인 돈은 약 1천만 달러(한화 약 120억). 남한 관광객들이 공연 관람을 위해 1박2일 동안 소비한 돈은 한화로 평균 100만원이다. 지난 해 미국의 한 여행사가 제시한 아리랑 관광상품은 항공료를 포함하여 1인당 약 4천 달러(약 5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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