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朴槿惠(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 회담을 거쳐 발표된 韓中미래비전 공동성명에 문제 대목이 있다. 이 대목은 이 성명의 핵심이다.

한국측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이와 관련, 양측은 有關(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쪽은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중국이 이런 표현에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한국만이 그런 주장을 하였다고 明記(명기)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문장이다. 〈有關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는데 '유관 핵무기 개발'은 무슨 뜻인가? 북한의 핵개발과 유관한 핵개발, 즉 한국과 일본의 핵개발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 핵개발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고 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정권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있고, 중국을 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카드, 즉 '한국의 자위적 핵개발 카드'를 포기하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중국은 한국의 요구사항을 공동성명에 넣지 않고, 자기들의 요구사항은 넣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에 유리한 용어인 '북한의 非核化(비핵화)'는 거부하고 중국과 북한에 유리한 '한반도 非核化'를 넣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이다. 한국은 핵개발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엔 미군의 핵무기가 없다.

그런데도 북한은 줄기차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해왔다. 그 속셈은, 한국의 원자력 시설과 미군 시설을 조사하고, 궁극적으로는 핵무기를 반입할 가능성이 있는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함이다. 그런 위험한 용어에 박근혜 대통령이 동의하였다. 중국이 이 문장을 악용, 韓美동맹을 흔들 수도 있다. 박근혜-오바마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란 용어 대신에 '북한의 비핵화'라고 올바르게 썼는데,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에 이를 관철시키지 못하였다.

중국은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척하면서 분위기를 띄운 뒤 實利(실리)를 챙긴 셈이다. 한국인은 不義(불의)를 못참고, 중국인은 不利(불리)를 못참는다는 말이 생각 난다.

*이런 중국을 상대할 때 한국은 반드시 匕首(비수)를 가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환영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韓美동맹 덕분이다. 이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韓美 동맹은 韓美日 동맹 구조이므로 韓日관계가 나빠지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親中反日 (친중반일)노선은 위험하다. 민주국가인 일본과 멀어지고 공산독재 국가인 중국과 친해지면 한국의 국익이 증진되나? 미국과 일본이 만든 미사일 방어망에 한국이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카드이다. 중국의 核미사일을 無力化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후 수단으로서 '자위적 核개발' 카드는 절대로 버리면 안 된다.

*중국은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군사력과 과학기술력이 없다. 明, 宋, 漢 등 역대 漢族 왕조는 문화大國이었지만 군사弱國이었다. 다만 東北亞에서 패권국가가 되려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韓美日 동맹을 깨야 한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韓美동맹을 깨려 할 가능성이 높다. 從北세력은 從中세력화할 것이다. 일부 한국인의 기질 속엔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전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들이 韓美동맹을 해체하고, 한국을 중립화하자고 나올 것이다. 이는 중국 공산독재 체제의 引力圈으로 한국을 밀어넣게 될 것이다. 중국은 개인의 人權과 자유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한번도 구현한 적이 없는 나라이다.

조갑제닷컴 趙甲濟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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